국제 국제일반

하와이 '주민들 죽은곳에서 수영이 웬말?' 관광객들에 분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6 10:15

수정 2023.08.16 10:17

1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의 키헤이 앞바다에 관광객을 실은 보트가 지나가고 있다.EPA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의 키헤이 앞바다에 관광객을 실은 보트가 지나가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근대 역사 중 가장 치명적인 화재가 발생한 하와이주 마우이섬에 관광객들이 계속 남거나 새로 들어오고 있어 상처를 입고 있는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BBC방송은 주 당국의 요청에 떠난 관광객들도 있지만 계속 새로 들어오고 있어 주민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와이 관광당국은 지난 9일 피해 복구에 주력해야 한다며 필수적인 목적 외에는 마우이로 오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후 약 4만6000명이 떠나면서 비행장 주변 도로에는 이들이 이용했던 렌터카 차량이 널려있다고 BBC는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천명이 마우이를 떠나라는 당부에도 남는데다가 새로운 관광객들도 오고 있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 주민은 잠수를 즐기고있는 관광객들을 가리키며 “3일전 이곳에서 사람들이 죽었다”라고 비판했다.

화재 당시 불이 빠르게 확산되자 일부 주민들은 바다 물로 뛰어들기도 했다.

잠수 관광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뒤늦게 사과했다.

마우이는 경제의 4분의 5를 관광객들이 사용하는 돈에 의존하고 있는 등 관광은 이곳의 ‘경제 엔진’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계속해서 마우이가 폐쇄되고 가서는 안되는 곳으로 인식되지 않을까도 우려하고 있다.

물가가 비싼 하와이에서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두가지 이상 일을 하고 있는 것이 흔하다.

BBC 보도에 따르면 마우이섬 중심에서 차로 30분거리인 와일레아의 경우 고급 리조트와 잘 정리된 푸른 잔디 등 화재 피해를 입은 곳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의 집 장만이 어려운 마우이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피터 틸, 오프라 윈프리 등 억만장자들이 주택이나 토지를 매입해왔다.


하와이 왕조의 수도로 이번 화재에 큰 피해를 입은 라하이나에는 벌써부터 부동산 업체들이 거래를 위해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은 이곳이 해변의 고층 아파트와 고급 쇼핑몰이 장악한 호놀루루의 와이키키처럼 변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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