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학기부터 수업 중 학생 휴대폰 압수 가능…"벌 청소·체벌은 안돼"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7 11:37

수정 2023.08.17 11:37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및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및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2학기부터 학생이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시 교사가 이를 압수할 수 있게 된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 대해선 교실 밖으로 내보내는 등 제지도 가능해진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권과 학생인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과 '유치원 교원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안)을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그동안 너무 지나치게 학생 인권만 강조되다 보니 교사의 교권이 추락하는 부분이 발생했다"라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균형을 맞춘다는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거꾸로 학생인권이나 학부모 권리가 지나치게 침해되는 일은 없어야 된다"며 선을 그었다.


고시안에는 교사가 학생에 대해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학부모에게 검사·상담·치료를 권고하는 조언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권고를 2회 이상 거부하거나 상담요청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는 경우 학교장은 교권침해 행위로 보고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학부모가 교원에게 상담을 요청할 시에는 일시와 방법 등에 대해 사전 협의를 하도록 한다. 교원은 근무시간과 직무 범위 외의 상담을 거부할 수 있고, 상담 중 폭언·협박·폭행이 일어날 시 상담을 중단할 수 있다.

수업 중에는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교사가 수업 방해 학생을 제지할 수 있는 권한이 마련됐다. 교사는 학생이 휴대전화 등 수업에 부적합한 물품을 사용할 시 주의를 주거나 물품을 압수할 수 있다. 주의를 무시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 학교장과 교사는 책임을 면제받는다.

수업 방해 학생의 경우에는 교실 안이나 밖 지정된 장소로 분리 조치할 수 있다. 교원이 학생을 분리 조치한 사항은 학교장에게 보고하고 학부모에게 알려야 한다. 분리된 학생을 어디로 이동시키고 누가 인솔할지 등 세부 사항은 학교가 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총리는 "정부가 지나치게 세세하게 규제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맞는지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나머지 부분들은 학교 차원에서 학칙으로 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이 교원의 생활지도에 불응해 의도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경우에는 '교권 침해 행위'로 보고 조치할 수 있다. 이 경우 교사는 학교장에게 징계 요청이 가능하다.

교원의 생활지도에 대해선 학생이나 보호자가 학교장에게 이의를 제기해 학생과 보호자의 권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했다. 이의 제기를 받은 학교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14일 이내 답변을 해야 한다.

교육계 안팎에선 교사가 이번 고시를 악용하거나 '벌청소', 체벌 등이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벌 청소는 안 된다. 학생 인권을 존중하는 방식의 생활지도를 해야 하기 때문 "훈육 목적의 체벌도 가능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유치원은 유치원장이 교원의 교육활동의 범위, 보호자 교육 및 상담 운영, 교육활동 침해 시 처리 절차 등을 정하도록 했다.

유치원 교원이 학부모에 의해 교육 활동을 침해 받을 시 유치원 규칙에 따라 해당 유아에 대한 출석정지, 퇴학, 보호자에 대한 부모 교육 수강 및 상담 이수 조치를 할 수 있다.

아울러 보호자가 아닌 사람의 상담 요청과 상담목적, 시간이 협의되지 않은 경우에는 상담을 제한할 수 있다.


교육부는 18~28일 행정예고를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새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9월 1일 고시를 공포·시행할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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