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조건부 복귀 '절반의 성공'
고강도 쇄신 놓고 긴밀소통 급선무
정경유착 차단 방안·장치마련 시급
'싱크탱크 경제단체' 전환 쉽지않아
고강도 쇄신 놓고 긴밀소통 급선무
정경유착 차단 방안·장치마련 시급
'싱크탱크 경제단체' 전환 쉽지않아
특히 6년여 만에 복귀한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이 회비 납부, 회장단 가입 등 본격 활동에 나서려면 정치와 권력의 개입을 원천 차단하는 확고한 윤리운영시스템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4대그룹 복귀에도 '절반'의 성공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전경련에 합류한 4대 그룹 계열사는 모두 15곳이다. 삼성은 기존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회원사로 있던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4곳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및 이사회 논의를 거쳐 한경협 흡수통합에 동의했다. 또 SK그룹은 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등 4곳,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 5곳, LG그룹은 ㈜LG·LG전자 등 2곳이 합류했다. 4대 그룹의 복귀는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탈퇴한 이후 약 6년8개월 만이다.
다만 4대 그룹은 "기존 한경연의 회원사 지위가 승계된 것"이라며 본격 활동재개에 선을 그었다. 정경유착 근절을 약속한 한경협 쇄신방안 이행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경연 회원사였던 삼성증권은 한경협에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 준감위 협약사가 아닌 삼성증권이 한경협에 통합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준감위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삼성증권 이사회에서도 일부 사외이사가 정경유착 우려를 들어 합류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혹시라도 전경련에 복귀한 삼성증권이 후원금 납부 등을 요구받아도 준감위의 통제를 받을 수 없는 구조라 불씨를 미연에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SK그룹은 회비 납부, 회장단·경영위원회 참여 등은 한경협의 혁신안 이행 여부를 지켜본 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LG그룹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를 통해 내년 2월 정기총회까지 전경련이 글로벌 싱크탱크로 전환이라는 혁신안을 제대로 실행하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윤리위 구성 등 실질적 쇄신이 관건
4대 그룹이 회원사로서 실질적 활동에 나서기 위한 전제조건은 한경협의 쇄신책 마련 및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 4대 그룹 복귀는 재계 대표단체로서 위상회복이라는 상징성뿐 아니라 회비 납부 등 재정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실제 4대 그룹 탈퇴 여파로 전경련 회비수익은 2016년 409억원에서 이듬해 113억원까지 급감했다.
이에 따라 류 회장은 내부통제시스템인 윤리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취임 초기부터 정경유착 근절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고강도 쇄신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경협의 내부 감시기구인 윤리위원회 위원장 등 인선 결과를 통해 류 회장의 쇄신 의지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경협은 이날 총회에서 정경유착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은 윤리헌장도 채택했다. 헌장에는 △정치·행정권력 등의 부당한 압력을 단호히 배격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확산에 진력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대·중소기업 상생 선도 △혁신 주도 경제 및 일자리 창출 선도 등이 포함됐다.
류 회장은 이날 회장 취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시는 그런 사건(국정농단 연루)이 안 나도록 장치를 만들 자신이 있다"며 "윤리위를 통해 그런 사태가 다시는 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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