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러-우 사태 등 위기 때 인기 높아
채굴원가와 근접할 때가 매수 타이밍
KRX금시장이 가장 저렴한 구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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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의 자존감은 월급에 달려있습니다. 일상의 고단함과 상사의 잔소리를 버티게 해주는 건 매달 찾아오는 월급날입니다. 그런데도 누구나 한 번쯤 월급 이외의 제2의 수익창출을 꿈꿉니다. 노동소득만으로 자존감을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모든 월급쟁이가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쉽지만, 효과적인 재테크 방법을 소개합니다. 재테크를 잘 몰라도 찬찬히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당신의 자존감을 기똥차게 지켜줄 이야기입니다.
“첫째는 돈을 잃어서는 안 된다. 둘째는 첫 번째 원칙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알려진 벤저민 그레이엄은 투자에 있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에 대해 위와 같이 얘기했다고 합니다. 높은 수익만을 추구하기보다는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겠죠.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내외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순간, 사람들은 '안전자산'을 주목하곤 합니다. 오늘은 경기 침체로 증시가 불안하거나 금융자산의 가치가 떨어졌을 때 찾게 되는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금 가격, 어떻게 결정될까
우선 금값을 결정하는 경제변수를 알아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경제변수는 미국 달러입니다. 금과 달러는 음(-)의 상관관계를 갖습니다. 금 뿐만 아니라 커피, 구리, 원유와 같은 원자재 가격도 그렇습니다. 금을 비롯한 대부분의 원자재가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이죠.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금값은 떨어지고 달러화가 약해지면 금값은 올라갑니다.
물가도 영향을 끼칩니다.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을 금 투자로 회피하려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이죠. 이에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물가상승률과 금값은 대체로 양(+)의 상관관계를 갖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의 금리가 하락할수록 시중에 유동성이 증가하고 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실질금리와는 음(-)의 상관관계를 갖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도 영향을 끼칩니다. 대표적인 사건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러시아가 대부분의 달러 기반 결제 시스템에서 단절되자 달러를 대신해 금을 결제 수단으로 이용했습니다. 서방권이 대러 제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죠. 올 초 금리가 미친 듯이 상승해도 금값이 올랐던 이유는 러-우 전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왜, 언제 사야할까
그렇다면 금은 왜 사야 할까요? 앞서 살펴보았듯 일정한 주기마다 반복되는 경제위기 속에서 금이 가치를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금은 이자, 배당금과 같이 현금흐름을 발생시킬 수 없기 때문에 주 투자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꾸준히 매수했을 경우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가령 주식시장이 폭락했을 때 급등한 금을 팔아 유망한 종목을 선점하는 식으로 기회를 잡는 것이지요.
금의 매수 시점은 앞서 살펴본 변수들의 흐름을 보는 것이 기본이지만 추가로 챙겨봐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금의 생산가인 ‘채굴 원가’입니다. 화폐는 종이와 잉크만 있으면 계속해서 찍어낼 수 있지만 금은 매장량이 한정돼 있습니다. 금을 광산에서 채굴할 때 노동력과 장비 등 여러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채굴 원가’라고 합니다.
만약 금이 채굴원가와 비슷해지면 어떻게 될까요? 금값이 하락해 채굴원가와 비슷해지게 되면 광산업체는 금을 캘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에 채굴하지 않을 것이고 금 생산량이 줄어들겠죠. 금 생산량이 줄어들면 금의 가격은 방어됩니다. 따라서 금값이 채굴원가와 가까워질수록 금시세는 상대적으로 싸지게 되는 거죠. 따라서 만약 금 시세가 생산원가에 가까워졌을 때 산 후에 금값이 올랐을 때 팔면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게 됩니다. 전세계 금광의 채굴원가는 온스당 1200달러 수준으로 해마다 변동하기 때문에 추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사야할까?
가장 추천하는 방식은 한국 거래소가 운영하는 금 현물 시장, KRX 금시장을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증권사에서 금 현물 계좌를 개설하고 KRX 금시장에서 금을 사는 방식입니다. 한국조폐공사가 품질을 인증한 순도 99.99%의 금을 실시간 단위로 시세를 보면서 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어 소액 투자가 가능합니다.
KRX 금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면세된다는 것입니다. 또 수수료도 온라인 매매수수료가 0.2~3% 수준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수수료는 증권사별로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각기 다르기 때문에 KRX 금시장에 투자하기로 했다면 각 증권사의 수수료를 따져보고 한 곳을 선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만약 보유한 금이 100g 이상일 경우에는 골드바로 인출도 가능합니다. 다만 거래가격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고 개당 2만원 수준의 인출 비용이 발생합니다.
‘현물’로 사는 방식도 있습니다. 순금을 사거나 골드바를 구매하는 방법이죠. 골드바는 한국조폐공사, 은행, 귀금속 매장 또는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골드바는 별도의 보유세를 내지 않으나 구입할 당시에 부가가치세 10%가 붙은 가격으로 구입해야 합니다. 실물 금을 제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도 KRX 금시장입니다. 100g 혹은 1kg의 골드바로 인출할 수 있고 거래하는 증권사 지점에 방문해 수령할 수 있는데요. KRX금시장에는 기준 가격에 붙는 6% 수준의 마진이 없고 예탁결제원에서 금을 꺼내오는 수수료만 제출하면 됩니다. 이에 실물 투자의 경우도 KRX 금시장이 2.5% 가량 저렴해 가장 유리합니다.
■금광회사 주식, 금 ETF도 주목
은행에서 가입하는 골드뱅킹, 금통장도 있습니다. 입금액 만큼 금을 적립해 나중에 실물로 찾거나 현금으로 인출하는 방식입니다. 비대면 거래할 수 있어 실물 거래보다 간편하고 0.01g 단위로 사거나 팔 수 있고 투자 방식이 간편하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다만 골드뱅킹 내 금을 매매하면 수수료가 1% 발생하고 실물로 찾을 때는 부가가치세 10%, 매매차익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적용됩니다. 또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국제 금 시세로 매매하기 때문에 환율 리스크가 있습니다.
금광회사의 주식을 사는 금펀드, 금 가격 추이를 따라가는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금펀드는 금값 이외에 환율, 기업실적에 영향을 받아 금값이 올라도 반드시 수익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며 운용보수도 1~2%로 비싼 수준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금 ETF는 연보수가 0.7% 수준으로 낮은 편이고 환 헤지가 된 상품이 많은 것도 장점입니다. 다만 국제 금 시세 관련 ETF는 매매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되며, 해외에서 출시된 금 ETF는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22%)가 부과된다는 점은 유념해야 합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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