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이 박사는 4.19민주묘지 유영봉안소를 찾았다. 이 전 대통령 유족의 묘역 참배는 1960년 4·19 혁명 이후 63년 만이다.
차를 타고 묘역에 도착한 이 박사는 휠체어를 타고 유영봉안소로 향했다. 유영봉안소 안으로 들어선 이 박사는 기념사업회 임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515명의 4·19 희생영령 사진 앞에서 헌화와 분향을 했다. 기념사업회 황교안 회장, 김유광 부회장, 문무일 사무총장, 김문수 상임고문 등 임원진도 차례로 헌화·분향한 뒤 짧게 묵념했다.
참배 후 이 박사는 "이승만 대통령의 아들로서 4·19 혁명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 참배와 사과에 대해 항상 국민을 사랑하셨던 아버님께서도 '참 잘하였노라' 기뻐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참배가 국민 모두의 통합과 화해를 도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가 낭독한 설명문은 4·19유족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문무일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설명문은 조만간 4·19 혁명 유족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라며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전달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4·19 혁명 희생자 단체는 함께하지 않았다.
앞서 이 박사는 지난 2011년 4월에 4·19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경찰의 총탄에 맞아 숨진 학생과 유족에게 사죄하는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사죄가 진정성이 없고 갑작스럽다'는 4·19 단체들의 저지로 발길을 돌린 바 있다.
12년이 지나 다시 참배를 추진하는 것을 둘러싸고 이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우호적인 현 정부와 여당의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는다는 해석이 있다. 관련해 문 사무총장은 "참배일을 이날로 정한 것에 대해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4·19혁명'은 이승만 전 대통령 재임시기인 1960년 3월 15일 대통령·부통령선거에서 자유당 정권이 자행한 개표 조작에 반발한 학생·시민들이 그해 4월 19일 벌인 전국적 규모의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이다. 당시 이승만 정권은 무력으로 시위대를 탄압하고 경찰의 실탄 발포까지 허가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4월 19일 이후에도 정권에 대한 국민적 저항과 시위가 계속되자 이 전 대통령은 4월 26일 하야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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