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가공식품, 외식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들었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식품·외식 업계 대표들과 만나 가격 인상을 자제하면 '할당관세 품목 확대', '해외 수출 시 K-푸드 인증 확대' 등 당근을 함께 제시했다.
한훈 차관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20여개 국내 대형 식품 업체와 외식업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물가 인상 자제와 정부의 적극적인 업계 지원을 약속하며 이 같이 말했다.
한 차관은 이날 국내 대표 식품업체 10여곳, 외식프랜차이즈 10여곳고 연이어 간담회를 진행하고 이어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7월 소비자 물가가 2.3% 상승했는데 8월에는 3.4% 상승했다"며 "국제 유가 상승,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고 특히 가공식품은 6.3%, 외식물가는 5.3%로 더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업계에 구체적으로 가격 인하 지시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규제 완화와 당근을 제시하면서 가격 인하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강요'는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앞서 주요 라면업계와 제과 업계 등은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하했다.
한 차관은 "업계에서는 할당관세와 관련해 품목을 확대하거나 해외 수입국의 사정에 따라 수급이 어려운 경우 수입선을 다변화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또 해외 수출과 관련해서는 한국에서 만든 제품에 대한 K-푸드 로고 인증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K-푸드에 대한 관심 증가로 K-푸드 인증을 받을 경우 해외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현재 44개국에 인증이 나온 상황이다.
추석을 앞두고 현재 가장 가격 인상 품목이 큰 제품은 사과, 배, 닭고기 등이다. 정부는 사과 배 등의 경우 비축 물량을 적극 풀어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닭고기의 경우 최근 가격 급등으로 치킨 업계의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한 차관은 "닭고기 할당 관세 물량을 하반기 3만t, 추가 3만t을 배정해 물량이 빨리 들어오게 하고 있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종란을 수입해 종란이 풀리면 닭고기 가격도 안정화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종란 수입과 사육, 이를 통한 닭고기 공급에는 2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추석 물가 인하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한 장관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기업에 희생해 달라고는 할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도 최대한 물가 부담 완화 방안을 고민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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