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이사람]이상훈 빌리코 대표
보습제 '디어로렌' 품절행진 눈길
화장품 넘어 바이오 벤처기업 표방
7월 美 법인 세우고 해외시장 노크
보습제 '디어로렌' 품절행진 눈길
화장품 넘어 바이오 벤처기업 표방
7월 美 법인 세우고 해외시장 노크
"보습제 '디어로렌'을 '피지오겔'과 같은 브랜드로 만드는 게 목표다."
이상훈 빌리코 대표(사진)는 24일 "느리게 가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기능성 화장품 대명사인 독일 피지오겔처럼 전 세계인으로부터 신뢰받는 보습제 브랜드로 디어로렌을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빌리코는 보습제 디어로렌 사업에 주력한다. 디어로렌은 크림, 로션, 샴푸(보디워시) 등으로 구성된다. 특이한 점은 빌리코가 화장품 회사가 아닌, 바이오 벤처기업을 표방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통상 보습제는 용기에 들어가는 순간 성분이 변하고, 성분이 살아 있더라도 정작 피부에 흡수되기 어렵다"며 "디어로렌은 표적항암제 메커니즘을 적용해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나온 이 대표는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에서 공인회계사로 활동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KPMG 등에서 회계 관련 업무를 했다. 그런 그에게 작은(?)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둘째딸이 아토피 피부로 고생했던 것이다. 때마침 그는 표적항암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회사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이들과 의기투합해 2016년 빌리코를 창업했다. 이후 2년 동안 준비과정을 거쳐 2018년 디어로렌을 선보였다. 디어로렌 브랜드는 딸 이름인 로렌에서 착안했다.
아픔도 있었다. 이 대표는 디어로렌 출시 초기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했다. 현지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신라와 롯데, 신세계 등 면세점에 잇달아 입점했다. 중국 현지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SNS 등을 통해 디어로렌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 팬데믹'에 회사가 휘청였다. 이 대표는 "중국 입출국이 막히면서 현지에서의 판매활동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한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2년 이상 동분서주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열을 가다듬은 뒤 다시 디어로렌 마케팅 활동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마케팅 전문가' 양정호 앳홈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이후 빌리코가 만든 디어로렌 제품을 앳홈이 판매하는 형태로 협력했다.
특히 디어로렌이 '아토피로 고생하는 딸을 위해 아빠가 만든 제품'이란 점에 착안해 '로렌 아빠'를 앞세워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디어로렌은 올해 6월 이후 최근까지 품절이 이어졌다. 보습제가 통상 피부가 건조해지는 가을, 겨울에 판매가 활발한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놀랄 만한 성과였다.
이 대표는 "그동안 아토피 피부 유·아동을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건성피부로 힘든 성인들 역시 디어로렌을 찾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디어로렌이 내수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이 대표는 또다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엔 중국이 아닌 미국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미국 뉴저지에 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이 대표는 "미국 법인이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머지않아 전 세계 시장에서 보습제 하면 디어로렌을 떠올릴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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