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상승기에 주택 대체 수요로 인기를 얻었던 생활형숙박시설이 준주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정부는 내년 말까지 생숙 이행강제금 계도기간을 둔다고 밝혔지만, 이 기간 이후에 수분양자들은 10%의 이행 강제금을 내야한다.
국토교통부는 25일 세종 청사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밝혔다.
생숙은 종부세와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는 등 규제가 적다는 점에서 주택을 대체하는 수요로 인기를 얻었다. 특히 부동산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부터 공급이 크게 늘어나 2018년 이후에는 매년 1만실 이상 공급됐다. 다만, 주차와 안전기준이 미비하고 학교용지분담금도 부과되지 않기에 주택과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왔다.
정부는 2021년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숙을 오피스텔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도록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생숙 수분양자들에게 이행강제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계도기간을 2년간 뒀다. 당장 생숙을 주거용인 오피스텔로 변경하려면 소방용으로 복도폭을 확대해야 하고, 주차장을 늘려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계도기간이 끝나는 올해 10월부터 용도변경을 하지 않은 생숙에 관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가 2년 동안 유예기간을 줬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오피스텔 등으로 용도를 변경한 경우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4만9000실 중 용도를 변경한 경우는 1996건 정도로 전체의 2%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생숙 수분양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자 국토부는 이행강제금 처분을 2024년 말까지 또다시 유예하도록 한 것이다. 국토부는 생숙을 숙박시설로 정상사용하려는 소유자들이 여건별로 숙박업 신고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실거주 임차인의 잔여 임대기간과 생숙 관련 제도개선 논의에 필요한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생숙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할 때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던 특례는 연장 없이 10월 14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는 발코니 설치와 바닥난방 등 완화된 규정을 적용시켜 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할 수 있도록 특례를 줬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추가 특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안전과 관련성이 높고 숙박업을 신고해 영업하는 이들과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정부도 계도기간 동안 오피스텔로 변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생숙 수분양자들이 숙박시설로 사용할 수 있게끔 계도기간 부여한 것”이라면서 “특례 없이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할 수는 있지만 안전과 관련된 물리적 기준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맞추는 것은 물리적으로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숙박업 미신고 소유자를 대상으로 사용 실태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2021년 관계 규정이 개정된 이후 건축허가나 분양 또는 사용승인 등을 한 신규 생숙에 대해서는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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