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포드 자동차가 중국 배터리 업체 CATL과 미시간주에 세우려던 배터리 공장 계획을 중단했다. 포드가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워싱턴 정가의 잇따른 경고와 비난에 굴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폭스비즈니스 등 미국 언론들은 포드가 문제의 공장이 "경쟁력 있게 가동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공장 건설을 중단하고 관련된 투자를 제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포드는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중 하나인 CATL과 제휴해 미국 미시간주 마셜에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전기차 생산비를 낮추고 2500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해왔다.
오는 2026년까지 전 세계에서 전기차 200만대 생산을 목표로 정한 포드는 이 배터리 공장을 통해 전기차 가격을 내린다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에서는 지난 수개월 동안 포드가 중국 배터리 업체와 제휴하는 것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으며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미국 자동차 산업이 중국에 잠식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장이 건설 중이던 미시간주의 민주당 의원들은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가장 저렴하게 배터리를 생산하는 길이라며 CATL과의 제휴를 환영해왔다.
민주당 소속인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지난 2월 포드와 CATL의 합작 공장 발표를 환영했으나 공화당과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 전기차 공급망으로 통제를 넓히고 전기차 산업이 중국에 대한 의존을 높이면서 국가 안보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포드가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기업과 제휴하는 것을 비판했다.
공화당은 배터리 공장이 완공된다면 CATL과 중국 공산당이 완전히 배터리 관련 기술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기업 CATL의 기술이 들어간 배터리가 장착되는 포드 전기차 구매 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한 7500달러(약 1009만원) 세금 감면을 받게 해서는 안된다며 백악관을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CATL이 국영기업은 아니나 공산당과 연계된 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CATL 창업자 쩡유췬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CPPCC)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미시간 배터리 공장 외에 한국의 SK온과 켄터키와 테네시주에도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포드 대변인 TR 리드는 CATL 배터리 공장 투자 계획 관련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