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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병제 부활 대만,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따면 군면제될까

뉴스1

입력 2023.10.01 12:01

수정 2023.10.03 16:3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30일 오후 중국 사오싱 야구장 보조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야구 대표팀은 오는 10월 1일 홍콩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한다. 2023.9.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30일 오후 중국 사오싱 야구장 보조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야구 대표팀은 오는 10월 1일 홍콩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한다. 2023.9.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9일 오후 중국 항저우 베이징위안 생태공원 내 e스포츠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경기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한민국과 대만의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쵸비(정지훈) 등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왼쪽부터 제우스(최우제), 카나비(서진혁), 쵸비(정지훈), 룰러(박재혁), 케리아(류민석). 이날 대한민국 대표팀은 대만을 상대로 2대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중노출 촬영) 2023.9.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9일 오후 중국 항저우 베이징위안 생태공원 내 e스포츠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경기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한민국과 대만의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쵸비(정지훈) 등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왼쪽부터 제우스(최우제), 카나비(서진혁), 쵸비(정지훈), 룰러(박재혁), 케리아(류민석). 이날 대한민국 대표팀은 대만을 상대로 2대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중노출 촬영) 2023.9.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한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2회말 2사 만루 상황 대만 후친룽의 안타때 득점에 성공한 천용지, 린쿤션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17.3.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한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2회말 2사 만루 상황 대만 후친룽의 안타때 득점에 성공한 천용지, 린쿤션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17.3.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1일 (현지시간) 타오위안에 있는 예비군 기지를 방문해 훈련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3.05.12ⓒ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1일 (현지시간) 타오위안에 있는 예비군 기지를 방문해 훈련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3.05.12ⓒ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우리나라에는 국가를 대표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제공한다.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의 경우 금메달을 딴 선수가 군면제 대상이 된다.대만은 우리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사실상 징병제가 폐지된 대만에서도 우리나라의 '군면제'와 같은 '보충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만에선 의무 복역 대상자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거나 12세 미만의 자녀가 2명 이상 있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운동 선수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보충역'으로 복역할 수 있다. 보충역 기간은 12일로 국내에서 군면제 대상이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 기간보다 짧다.

대만의 '국가대표 체육대표팀의 보충역 병역과 관련된 법'에 따라 종목별로 운동선수의 보충역 자격 제한을 두고 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동아시아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등 국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국가대표로 발탁됐다면 보충역 자격이 부여된다. 야구, 축구, 수영, 배구, 농구, 핸드볼, 사격, 양궁, 태권도 등 대부분 종목이 여기에 해당된다.

법에 명시되지 않은 종목의 선수가 국가를 대표해 경기에 출전해 올림픽 상위 8위, 아시안게임 상위 6위, 유니버시아드 3위권 안에 들어도 보충역 자격이 생긴다. 대표적으로는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롤 대표팀이 여기에 속하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보충역 자격을 획득했다.

보충역 자격이 생긴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체육당국에 보충역 복무를 신청해 12일간의 훈련만 받으면 된다.

그러나 12일간의 훈련을 마쳤다고 해서 병역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보충역에 선발됐다 하더라도 보충역 선발일을 기준으로 5년간은 체육청의 관리를 받게된다. 보충역으로서의 의무를 다 했다 하더라도 국가의 부름에 응해야 하는 '먹튀 방지' 조항인 셈이다.

대표적으로'대만 야구계의 전설' 왕젠민과 '대만 특급' 천웨이인 등이 국가대표 자격로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에 참가해 보충역 자격을 얻어 복무 기간을 끝내고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올림픽 등에 출전했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대만 출신 메이저리거인 장위청의 경우 지난 2019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대만 대표팀으로 출전해 보충역 자격을 받은 후 2020년 12일간의 보충역 복무 기간을 마쳤다. 그러나 그는 올해 초 열린 WBC 대표팀 차출을 거부하는 듯한 반응을 보여 큰 논란이 일었다. 일부 팬들은 그가 5년간 관리 기간 중에 국대 차출을 거부한다며 '탈영병'이라고 지적했고 결국 그는 WBC에 대만 대표팀으로 합류해 경기를 치렀다.

다만 보충역 기간일 때 올림픽에서 3위 안에 들어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조기 전역'이 가능해진다.

한편 2022년 12월 27일, 차이잉원 대통령은 안전보장회의를 열고 사실상의 징병제 부활을 선포했다. 모병제를 병행하는 형식이긴 하지만 징병제가 부활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2024년 1월1일부터 의무 복무 기간을 1년으로 두고 군인 월급을 현행 약 6500대만달러에서 2만6307대만달러로 인상한다고 밝혔다.의무 복무 대상자는 2005년 1월1일 이후 출생자다.

지난 1990년대에만 하더라도 대만 남성은 모두 2년간 군에 복무해야 했으나 의무 복무 기간은 점차 줄었다.
국민당 마잉주 총통 집권 시기에는 점진적으로 군사개혁을 추진하면서 2013년부터는 1년 의무 병역 기간을 4개월로 줄이는 동시에 모병제를 확대했으며 의무적으로 복역한 군인들이 전역한 한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징병제와 모병제를 병행해왔다.

대만이 의무 복무 기간을 다시 늘려 사실상의 징병제 부활을 추진한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협력에서 대결 구도로 전환된 상황에서 반중 성향의 민진당 정권이 대만 집권당이 되면서 양안 관계가 악화된 영향이 크다.


특히 미국이 대만 측에 4개월간의 군사 훈련으로는 자주국방의 의지를 보여주기 어렵다며 복무기간 연장을 요구한 것이 징병제 부활 불씨를 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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