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신, 시 주석의 국경절 리셉션 연설 주목
- "중국 안팎의 심각한 도전 직면을 반영한 것" 평가
- "중국 안팎의 심각한 도전 직면을 반영한 것" 평가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중국) 발밑의 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연설을 놓고 외교·경제·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심각한 안팎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9월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경절 리셉션 연설을 통해 올해 코로나19 예방 통제와 지속적인 경제 회복, 당과 국가기관의 개혁, 국지적 홍수 재해 대응, 국가 주권·안전·발전 이익 수호, 고품질 발전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통합 발전 심화, 조국의 완전한 통일 실현,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관철,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외신은 연설 말미에서 언급한 “발밑의 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腳下的路不會是一馬平川)”이라는 대목에 주목했다. 일마평천(一馬平川)은 말이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드넓은 평지를 뜻한다.
대만 자유시보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인용, 시 주석이 5주년과 10주년 기념행사에서만 연설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중국의 길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 주석은 임기 초기인 2014년 건국 65주년 기념 리셉션에서도 “우리 앞에는 아직 먼 길이 남아있고 그 길은 평탄치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5년 후인 2019년 국경절 때는 톈안먼 성루에 올라 열병식을 지켜보며 “어떤 힘도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고 자신만만하게 발언했다고 전했다.
대만의 중국민주주의아카데미 쩡젠위안 이사장은 “시 주석의 올해 연설이 약했던 것은 국내 경기가 약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독재 국가 진영과 중국 위협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는 등 3기 임기 첫해에 직면한 ‘대내외적' 도전이 반영된 것’이라며 진단했다.
분석가들은 경제 회복의 동력이 약하다는 것이 시 주석의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보고 있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의 쉬자인 회장이 이미 법률 위반 혐의로 ‘강제조치’된 것도 파산 위기에 처한 다른 부동산 기업과 부동산 시장에 악재라고 매체는 풀이했다. 중국에서 부동산 산업은 전체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미국 뉴욕시립대의 샤밍 정치학과 교수는 “시 주석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중국 내 민간 기업이나 외국자본에 대한 신뢰를 당분간 높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여러 정치 및 고위 간부들이 잇따라 사라지거나 해임·조사받는 것도 부정적인 국제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10년 넘게 지속되면서 공산당이 부패를 근절할 효과적인 방책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난 1일 지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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