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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셧다운 막았지만… 임시예산 통과, 바이든·공화당 모두 불만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2 18:30

수정 2023.10.02 18:30

우크라 추가 지원 빠진 예산안에
바이든 "지원 중단 허용할 수 없다"
공화 강경파, 하원의장 해임 추진
매카시 의장 "나는 살아 남을 것"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아 업무를 잠시 멈춰야하는 위기(셧다운)를 잠시 모면한 가운데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유럽연합(EU)은 셧다운을 막은 임시 예산안에 우크라이나 지원금이 빠진 상황을 걱정했으며 예산안에 동의한 공화당의 하원의장은 당내 강경파로부터 쫓겨날 수 있는 상황이다. 경제계에서는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 마감일 임시 예산안 합의

바이든 정부의 2024년도 회계연도 예산안을 놓고 극단 대립중인 미 여야는 2023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 30일까지 예산안으로 다투다 결국 45일짜리 임시 예산안에 합의했다.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캘리포니아주)이 제시한 임시 예산안에는 11월 17일까지 미 정부의 예산을 기존 수준으로 동결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9월 30일 공화당이 우세한 하원에서 찬성 335표, 반대 91표로 가결됐다. 예산안은 같은날 상원에서도 찬성 88표, 반대 9표로 가결되었고 이날 바이든의 서명으로 발효됐다.


공화당은 앞서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에 지원하는 대신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장벽을 지어 밀입국자를 단속해야 한다며 내년 예산안에 어깃장을 놓았다. 동시에 바이든 정부의 예산 자체를 대폭 삭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임시 예산안에는 바이든이 요구한 240억달러(약 32조 원) 규모의 우크라 추가 지원 예산이 빠졌다. 그가 함께 요구했던 재난 지원 예산 160억달러(약 22조원) 증액은 반영됐다. 공화당이 요구했던 대규모 예산 삭감 및 밀입국 단속 강화 정책은 반영되지 않았다.

미 자산운용사 리처드번스타인어드바이저의 댄 스즈키 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결정은 고통을 11월 17일까지 미룬 것일 뿐"이라면서 "그동안 정치적 서커스가 늘어나고 정부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더욱 갉아먹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여야 모두 불만, 불씨 남아

바이든은 지난 1일 백악관 인터뷰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우크라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중단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면서 "반대편에 있는 친구들(공화당)이 우크라 지원에 대한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그들은 별도 투표(예산안)에서 우크라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며 우크라 지원에 대해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 압도적으로 긴박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의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은 임시 예산안 통과와 관련해 텔레그램에 미국과 관계는 변하지 않았다며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지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10월 1일 우크라 지원이 빠진 미 예산에 대해 "최종 결정이 되지 않고 우크라가 계속 미국의 지원을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렐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 "우크라를 계속 지원하고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우크라 예산 삭감에 대해 "우선순위는 미국과 미국의 국경"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크라가 필요한 무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하는 것을 지지하지만, 국경을 우선하는 것을 굳게 지지한다. 이것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우크라에 대한 추가 지원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공화당 강경파들은 매카시가 민주당과 타협했다며 그를 축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매카시는 지난 1월 선출될 당시에도 강경파의 방해로 15차례의 투표 끝에 겨우 의장직에 올랐다.

공화당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주)은 1일 CNN을 통해 "모든 사람의 공통점은 아무도 케빈 매카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매카시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카시가 계속 하원의장으로 남는 유일한 방법은 민주당이 도와주는 것"이라면서 "아마 매카시는 민주당과 거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카시는 같은날 CBS방송에 출연해 해임결의안에 대해 "그건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는 내가 하원의장에 출마할 때부터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게이츠와 개인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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