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드러내자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로 치솟았다. 국제적인 달러 강세가 나타난 가운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4.8%를 돌파하며 연고점을 찍었다. 한국은행이 필요시 안정화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환율이 당분간 1360원대에 머물겠지만 당분간 불안한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안정되려면 연말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4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62원대로 튀었다. 이날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107.15를 돌파, 지난해 11월 22일 이후 처음 107 선을 넘겼다. 연준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달러 강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다. 달러당 엔화는 전날 150엔을 돌파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전거래일 종가보다 10.7원 오른 1360원에 거래를 시작한 이날 환율은 장중 1360원대를 유지하다가 1363.5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2일 장중 고점인 1362.9원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 27일 장중 1350원대로 오르며 연고점을 찍은 환율이 일주일 새 또 연고점을 경신한 것이다.
단 시장에서는 1360원을 넘긴 만큼 외환당국의 개입 정도가 커져 당분간 더 이상의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유 부총재는 "연준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채권 금리가 상당폭 상승하고 있는데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추석 연휴에 미국, 유럽 등 주요국 국채 금리는 연일 상승했다. 지난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한때 4.8%를 돌파했다. 이는 2007년 이후 최고치다. 30년물 국채 금리도 4.9%를 넘기며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로 집계됐다. 미국의 고용지표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미국의 긴축 기조가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시장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우리 외환시장 참여자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달러 가치가 최고점에 다다른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하반기 소비부진을 겪게 될 경우 환율은 연말에 다가가면 120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 초반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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