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1일 추석 연휴 기간 오전 8시 30분 경기도의 한 지역에서 70대 치매환자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오후 1시 20분 신고 이후 인근을 수색했으나 노인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30분 뒤 경찰은 실종경보 문자를 송출해 오후 2시 30분경 인근 초등학교에서 노인을 찾았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 기간은 가족 실종 가능성이 더욱 크다. 경찰은 지난 2021년 실종문자제도 도입 이후 가족 수색 시간을 7배 이상 줄였다. 전문가들은 실종 경보 문자 발송을 최대한 빨리 보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석 명절에만 1800여명 실종신고
16일 경찰에 따르면 추석 기간인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실종인 신고는 1868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출인(실종성인)은 1108명이며 18세 미만 아동은 373명, 지적장애인 등은 129명, 치매환자 258명 등 총 760명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추석 연휴는 어느 때 보다 긴 연휴였던 만큼 실종 신고 접수가 많이 나타났다"며 "연휴에는 가족이 모이느라 이동이 잦아 실종 건수가 평상시 보다 많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경보 문자 제도 도입 이후 가족 수색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동·지적장애인·치매환자 등 760명 가운데 아동 5명과 치매환자 2명을 제외한 753명이 가족으로 돌아갔다.
실종 경보문자 제도는 실종아동 등(치매노인, 지적장애인 등 포함)의 발생 정보를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안내 문자와 같은 방식으로 전송하여, 문자를 본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실종자를 신속히 발견하는 취지에서 지난 2021년 6월에 도입됐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실종 사건 발생 직후 실종자의 흔적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실종 경보문자가 발송되면 조기에 발견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종사건이 접수된 후 실종아동등을 발견하기까지 평균 31시간 20분이 소요된데 비해, 실종경보 문자메시지를 받은 시민의 제보로 실종아동등을 발견한 경우에는 평균 4시간 23분만에 발견해 발견시간이 7.1배 단축하는 성과를 보였다.
경보문자 본 시민이 치매 실종자 795명 찾아줘
실종 경보문자 제도는 치매 노인을 찾는데 특히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제도 도입 이후 실종 경보 문자 2932건 가운데 70%는 치매 실종자였다. 발송 대상 실종자 중 795명(27%)은 경보 문자를 본 시민들이 직접 신고해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종 경보 문자 발송 시점에 대한 구체적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일선 경찰관들이 실종 경보 발령 시점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발송 기준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수 백석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실종자들은 48시간 내로 찾지 못하면 장기 실종자로 분류된다"며 "이때문에 24시간에서 36시간 사이를 실종자 생환의 골든타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실종 경보 문자 발송을 최대한 빨리, 늦어도 12시간 내에 발송할 수 있도록 세부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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