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폐쇄 수순을 밟고 있던 경기 파주시의 유명 성매매 업소 집결지 '용주골'이 건축주들의 반발로 급제동이 걸렸다.
법원이 용주골 건축주들이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소 내년 하반기 쯤에 들어서야 본격적인 철거가 시행될 듯 보인다.
18일 파주시와 지역사회에 따르면 최근 의정부지방법원은 용주골 건축주들이 파주시의 위반건축물 강제 철거 방침에 반발해 낸 '위반건축물 자진 시정명령 취소'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이 사건(본안) 판결 선고일 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파주시의 집행을 정지한다"라고 결정했다.
앞서 파주시는 용주골 철거를 위해 올해 2월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 결과 불법 증축, 무허가 등 100여 개 건물을 파악했으며, 소유주 등에게 자진 시정명령을 통보했다. 이후 지난 7월 1단계 정비 대상 32개 위반건축물에 대해 행정대집행 영장을 발부했다.
이 과정에서 무단 증축 주택 5개 동과 무단 증축 근린생활시설 1개 동 등 6개 동은 소유주가 자진 철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본격적인 강제철거는 이번 법원 판결로 당분간 이행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건축주들이 낸 본안 소송이 끝나려면 보통 7∼8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본안 소송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서 내년 철거 계획을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파주시는 무허가 건축물이면서 토지소유자만 확인된 30개 동을 지속 추적해 건축관계자 확인 후 행정처분을 진행 중이다. 건물주가 확인된 70개 동에 대해서는 지난 5월 3억 2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이와 관련해 용주골 건축주와 성매매 종사자, 시민단체 등은 지난 5월 기자회견을 열고 "용주골은 단순히 성매매 집결지가 아닌 몇십 년 동안 일하고 삶을 가꿔온 성 노동자의 '생활 터전'이다. 그 누구도 자신의 생활 터전에서 강제로 추방당해선 안 된다"라고 반발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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