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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이후 1년 간 지구 세바퀴를 넘는 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행보는 대부분 신성장 동력 찾기로 압축됐다. 공개된 공식 해외 일정만 1년간 60일이 넘는 강행군을 이어가며 이 회장의 강점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래 기회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도 적극 나서며 '민간 외교' 역할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7일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의 공개된 해외 행보 취합한 결과 총 9건의 해외 일정을 소화하며 총 비행거리만 12만6000㎞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1년 만에 지구를 세 바퀴(지구 둘레 약 4만㎞)넘게 돈 셈이다. 출장 기간은 60일이 넘어 1년에 두 달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 셈이다.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재계에서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 거물들만 모이는 미국 선밸리 컨퍼런스에는 국내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참가해 왔다. 다만 선밸리 컨퍼런스는 사법 리스크 이후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5일 사면 이후 이 회장의 글로벌 행보는 다시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를 활용해 멕시코와 파나마 현지 법인과 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회장 취임 이후에는 첫 해외 사업장 방문지로 삼성물산이 건설하는 UAE 바카라 원자력 발전소 현장을 찾기도 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동행한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 스위스 다보스포럼 등 20일이 넘는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20여 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 산업 선도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처음으로 만나 삼성전자의 전장용 시스템 반도체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삼성의 미래 먹거리 확보 외에도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민간 외교'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사면 뒤 첫 해외 출장이었던 멕시코·파나마 방문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대통령을 각각 예방해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한 게 대표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올해 추석에도 중동 3개국 출장 이후 한국 귀국이 예상보다 늦어졌다"라며 "최근 부산엑스포 유치 전략 유출을 우려해 일정을 비공개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회장이 이 기간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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