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양측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하마스 지도자가 전 세계에 이스라엘 등에 항의하는 ‘총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져 양측의 갈등이 또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일간지 예루살렘포스트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 1인자로 알려진 이스마일 하니예는 전 세계 아랍인들과 무슬림에게 이날 총동원령을 내리고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니예는 주변 국가에 사는 지지자들에게도 이스라엘 국경을 향해 행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최근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 이후 들불처럼 번진 세계 곳곳의 반이스라엘·반미 시위가 한층 더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자지라 방송도 이날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아랍과 이슬람, 전 세계 자유 시민들에게 촉구한다”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주민 추방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서달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수백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발 참사 이후 이미 중동, 북아프리카 등 아랍·이슬람권을 중심으로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를 무차별 공습하는 이스라엘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져 왔다.
병원 폭발 참사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아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측의 로켓 오발 가능성이 대두됐지만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서 시위는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전면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레바논과 이란 등 일부 지역에서는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 아래 반이스라엘 시위가 반미시위로 번지기도 했다.
이에 미국은 전날 해외에 체류하는 자국민들에게 신변 안전 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이번 총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이스마일 하니예는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상황 속에서도 하마스 지도부와 함께 하마스의 유일한 대외 협상 창구 역할을 하는 중동 국가인 카타르에서 호화 호텔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이스라엘 영자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공격한 이후 소셜미디어에는 이스마일 하니예가 카타르 수도 도하의 사무실에 머물고 있는 영상이 확산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하니예는 지도부 구성원과 함께 깔끔한 양복 차림을 하고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모습이 촬영된 알자지라 방송을 TV로 시청하며 미소를 짓는다. 곧이어 이들은 카펫이 깔린 바닥에 엎드려 감사 기도를 올린다.
TOI는 “하니예는 도하의 우아한 사무실에서 민간인 최소 1천명을 포함한 이스라엘인 1300명을 죽인 잔혹한 공격을 지켜봤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TOI는 하니예가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가 파타를 꺾고 승리한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가자지구 자치정부 총리로 임명된 이후 이집트에서 수입되는 상품들에 대한 관세 통제권을 장악하면서 급격히 부를 축적했다고 보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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