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한국 식품업계가 '비건(Vegan·식물성)'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속 가능성이 전 세계적 화두가 된 가운데 비건 제품이 이러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뿐 아니라 각 국가별 종교·사회적인 허들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22일 국내 대형 식품 업체들은 비건 식품 개발 및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식물성 트레이에 담아 출시한 '비비고 잡채 찐만두'와 '비비고 청양고추 찐만두'의 모습.(사진=CJ제일제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2021년 말부터 식물성 식품 사업에 뛰어든 CJ제일제당은 최근 트레이에 담은 식물성 만두 '비비고 잡채 찐만두'와 '비비고 청양고추 찐만두' 2종을 영국, 호주, 싱가포르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각 국의 대형 유통채널 위주로 판매되는 이 제품은 글로벌 소비자에게 K-푸드 메뉴로 인기 있는 잡채와 한국 대표 고추로 매운 맛을 살린 소를 채웠다.
특히 이 제품은 기존 파우치 제품과 달리 트레이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게 고안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한국은 '플랜테이블'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비비고' 브랜드로 식물성 식품 사업을 운영중이며 올해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유럽 비건 인증인 'V라벨'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였고 맛은 물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K-만두 제품으로 지난 3분기까지 식물성 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CJ제일제당의 비건 식품 수출 국가는 현재 유럽, 호주, 인도, 아프리카 등 30여개국이다.
풀무원USA가 출시한 고추장 대체육 스테이크, 한국식 양념 토핑 두부 /사진=풀무원
2021년 '식물지향 기업'을 본격 선언하고 사업을 확대중인 풀무원은 지난해 국내에서 8월 비건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을 론칭한 이후 미국과 일본에 현지 법인을 통해 독자적인 비건 브랜드를 선보이고 지속가능 식품을 판매중이다. 미국에서는'플랜트 스파이어드(Plantspired)'라는 브랜드를 통해 스윗칠리와 갈릭 맛의 토핑 두부 2종과 데리야키 구운두부, 스크램블 두부, 대체육 스테이크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토푸 프로틴(Toffu Protein)'이란 브랜드 하에서 두부바 4종과 대체육 덮밥 등을 출시해 인기몰이 하고 있다.
풀무원 일본법인 아사히코(Asahico)가 출시한 두부바 제품 4종 /사진=풀무원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최근 미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뚜레쥬르에서 식물성 기반 제품을 확대했다. 먼저 미국 뚜레쥬르는 지난 6월 식물성 식빵 '잡곡 식빵'과 '올리브바질 식빵'을 출시했다. 이후 채식주의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식물성 식빵 2종에 다른 재료를 추가한 응용 제품 3종도 선보였다. '너티 크림 스틱 브레드'는 '잡곡 식빵'에 흑설탕 시럽을 넣은 식물성 버터크림과 호두 토핑을 듬뿍 올려 맛과 포만감을 모두 잡았다. '올리브 토마토 브레드'는 '올리브바질 식빵'에 토마토의 상큼함이 더해져 가벼운 간식이나 아침 대용으로 제격이며 토마토, 올리브, 피자소스를 더한 '피자빵'은 미니 마가리타 피자를 연상시킨다. 이 제품들은 월평균 판매량이 1만2000개를 넘어서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뉴시스] 미국 뚜레쥬르 식물성 식빵. (사진=CJ푸드빌 제공) /사진=뉴시스
인도네시아 뚜레쥬르도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잡채고로케'는 국내 대표 음식인 잡채를 고로케 속에 넣어 현지인 취향을 고려해 개발한 제품이다. 무슬림 국가 특성을 반영해 돼지고기 대신 대두 단백질을 사용했다.
'크리스피 치킨 버거'는 부드러운 버거용 빵에 대두 단백질 기반 치킨 대체육과 치즈, 양파 등을 넣은 버거다. 치킨의 바삭한 식감을 그대로 살렸으며 넉넉한 양으로 든든하게 즐길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식품업체들이'식물성 제품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맛과 건강, 환경을 모두 생각한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라며 "지속가능성과 건강한 라이프라는 보편적인 가치에 맛을 더해 비건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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