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新성장 분야로 협력 확대
【파이낸셜뉴스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서영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 국빈 방문을 통해 사우디가 추진하고 있는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가 한국임을 다시 입증했다. 사우디 비전 2030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석유산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 경제를 육성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한국은 사우디의 비전 2030의 중점 협력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사우디서만 61조원 유치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알 야마마 궁전에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갖고 이번 국빈 순방 기간 총 156억불(21조원) 규모에 해당하는 50여건의 계약과 양해각서(MOU)를 맺기로 했다.
지난해 모하메드 왕세자의 방한 당시 290억불(40조원) 규모의 성과를 고려하면 사우디에서만 446억불(61조원)을 유치한 셈이다.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마다 강조했던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첨단 기술력과 성공적인 산업발전 경험을 보유한 한국과 풍부한 자본, 그리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우디가 만나면 양국 경제협력의 지평이 넓혀지는 것은 물론 양국 발전의 시너지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90억불 규모 계약과 MOU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S-오일 샤힌 프로젝트 착공 △벤처 투자를 위한 1억 6000만불 규모 한-사우디 공동펀드 조성 △중소기업의 사우디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리야드 개소 등이 대표적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불과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290억불 중 약 60% 이상이 구체적인 사업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첫 사우디 국빈 방문을 통해 한-사우디 관계를 과거 탄소 기반의 중동 1.0을 넘어 탈탄소 기반의 중동 2.0으로 전환하는 역사적 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협력 지평 넓혔다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은 경제 협력 범위를 전통적인 에너지·건설 분야에서 미래 신성장 분야로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해 그간의 양국 경제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미래 새로운 파트너십을 위한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는 청정에너지, 전기차, 디지털,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46건의 계약과 MOU가 체결됐다.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는 현대자동차와 사우디 국부펀드가 약 4억불 규모를 합작 투자해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킹압둘라 경제단지에 건설되는 자동차 공장은 오는 2026년부터 연간 5만대의 전기차와 내연차를 양산할 계획으로, 한국의 중동 내 첫 전기차 생산기지라는 의미가 있다.
신산업 분야로 협력의 지평도 넓혔다. 특히 스타트업의 활약이 두드졌다. 주방 자동화 로봇을 개발하는 한 스타트업은 사우디의 식음료 업체와 50억원 규모의 주방 로봇 및 기술 공급 관련 MOU를 체결했고, 스마트팜 스타트업은 사우디의 농산물 재배·유통 업체 등과 약 5백만불 규모의 MOU 3건을 체결했다.
청정수소 개발을 위한 협력도 강화했다. 양국 정부 간 체결한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에 이어 한전,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과 아람코가 블루암모니아 생산 사업 협력에 대한 의향서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조선과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진행 중인 양국 간 협력을 높이 평가하며 AI 및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며 "양국 모두 탄소중립을 선언한 만큼 사우디의 수소 생산과 대한민국의 수소 유통, 활용을 결합해 글로벌 수소경제를 선도하자"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