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콤에 따르면 증시에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코스피 90개, 코스닥 190개 등 모두 280개(27일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27일 이후로 주가가 가장 낮아졌다는 뜻이다.
대부분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26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가 27일에도 다시 하락한 종목들이다. 증시에 상장된 2634개 종목 가운데 10.9%에 달하는 종목이 최근 1년래 최저가로 추락한 셈이다. 코스피지수가 2300선, 코스닥지수가 750선을 각각 내줬던 26일에는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이 무려 470개에 달했다.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 가운데는 코스피 우량주도 대거 포함됐다. 두산, 한화, LX홀딩스 등 그룹 지주사를 비롯해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 대형 에너지주 SK이노베이션 등이 52주 최저가로 추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20위에 오른 종목이다.
52주 최저가를 간신히 벗어난 대형주도 상당수다. 26일 52주 최저가(39만9500원)를 기록했던 시총 2위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에도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이지 못하며 40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시총 18위 카카오 역시 최근 1년 새 최저가(3만7650원)와 비슷한 3만7750원에 머물러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중하위 종목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에스에프에이, 신성에스티, 로보티즈, 한글과컴퓨터, 유비케어, KG모빌리언스 등 업종을 불문하고 52주 최저가로 추락한 종목이 쏟아졌다. 특히 시장이 후퇴하는 과정에서 실적이 부진한 종목들의 급락세가 나타났다. 3·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2% 줄어든 LG생활건강은 27일 20% 급락했고,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26일)한 삼성전기는 당일 13% 넘게 빠졌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도 같은 날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놓으면서 각각 13%대와 14%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한화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이달에 주식시장이 내렸지만 긍정적인 면을 찾아보자면 매물이 전 업종에 걸쳐 쏟아지지 않고 특정 업종에 집중됐다는 점"이라며 "하락업종의 변동성이 줄면 주식시장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국내 대부분 업종의 실적이 역성장해 이차전지 말고는 살 만한 주식이 없었지만 3·4분기 실적시즌이 진행 중인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반도체, 조선, 헬스케어 업종을 주목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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