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국민과 비상경제회의
"재정 더 늘리면 물가 올라"
긴축재정 필요성 거듭 강조
"재정 더 늘리면 물가 올라"
긴축재정 필요성 거듭 강조
윤 대통령은 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북 카페에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카카오 택시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한 개인 택시기사의 의견을 듣고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은 것"이라며 "부도덕하고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독과점 체제인 은행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며 "우리나라 은행의 독과점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든지 자꾸 경쟁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강력한 체질 개선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 대출에 비해서 가계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이 더 부도율이 적고, 대출 채권이 안정적인데 도대체 이런 자세로 영업해서는 안 되며 체질을 바꿔야 한다"며 "은행의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 이어 건전재정 확보를 거듭 강조하면서 민생에 직결되는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재정을 더 늘리면 물가 때문에 서민들이 죽는다"며 "서민들이 정치 과잉의 희생자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긴축재정의 필요성은 1980년대 초 전두환 대통령 시절 김재익 경제수석의 사례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그때 정계에서 재정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정부 재정을 잡아서 인플레이션을 딱 잡았다"며 "물가를 잡으니까 가정주부들이 이제 가계부를 제대로 쓸 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요구에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어려운 서민을 두툼하게 지원하는 쪽으로 예산을 재배치하면 아우성"이라며 "'내년 선거 때 보자', '아주 탄핵시킨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생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를 가진 국민 6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보니까 참 쉽지 않다"며 "결국은 돈이 드는데 정부 재정 지출이 팍팍 늘어나면 물가가 오른다"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