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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소장 인사청문 지연 …초유의 사법부 양대수장 공백 위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5 18:53

수정 2023.11.05 18:53

유남석 헌재소장 10일 퇴임
여야 인사청문회 일정 이견
대법원장 후보는 이번주 지명
김형두·조희대·정영환 압축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왼쪽)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인 이종석 헌법재판관이 지난 10월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위헌 제청 및 권한쟁의 심판 선고 시작에 앞서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왼쪽)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인 이종석 헌법재판관이 지난 10월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위헌 제청 및 권한쟁의 심판 선고 시작에 앞서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오는 10일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여야의 이견으로 차기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과정이 더뎌지고 있다. 대법원장 자리도 40일 넘게 비어있는 만큼, 법조계에서는 사법부 최고기관 두 곳의 수장이 모두 공석인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권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대법원장 후보를 김형두 헌법재판소 재판관, 조희대 전 대법관,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으로 압축, 이번주중 지명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청문회 일정 불투명

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에서는 차기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아직 전체회의조차 열지 못한 상태다.
내주 전체회의가 열리더라도 인사청문회 준비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당장 오는 10일 유 소장 퇴임 이후 헌재소장 자리의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야권 관계자는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은 아직 협의 중으로 확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헌재소장의 공백이 현실화하게 되면 헌법재판소는 불완전한 권한대행 체제로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장 자리가 비게 되는 경우 헌법재판관 중 재판관회의에서 선출된 사람이 그 권한을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수장이 공석이 된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처음으로 부결되면서 헌재는 이 전 소장이 임명되기까지 10개월간 불완전한 체재를 유지했다.

지난 2013년에도 이강국 전 소장이 퇴임하고 인선과정에서 이동흡 전 소장 후보자가 낙마하는 등 두 달 반 가까운 진통 끝에 박한철 전 소장이 임명된 바 있다.

권한대행 체재로 공백을 메꾼다고 하더라도 불완전한 체재 아래에서는 굵직한 중요 사건들에 대한 심리가 지연될 수 있다. 결국 국민들에게 그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문턱도 난관

여소야대의 국회 지형도 난관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후보자로 지명한 이종석 헌법재판관은 헌재 내에서 보수성향 법관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과는 서울대 법학과 79학번 동기다. 인사 청문 과정에서 야권의 공세가 거셀 것이라고 예상되는 대목이다.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그 충격파는 과거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장 자리가 아직까지 공석으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사법부 최고기관 양대 수장의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앞서 윤 대통령이 지명한 이균용 전 신임 대법원장 후보는 국회의 임명동의안 부결로 낙마했다.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지난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대법원은 안철상 대법관의 대법원장 권한대행 체제를 40일 넘게 지속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내주 다음 대법원장 후보 지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대법원장 후보군으로는 김형두 헌법재판관(58·사법연수원 19기)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재판관은 중도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 법관으로 야권의 반발을 비교적 피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김 재판관이 대법원장으로 임명된다면, 헌법재판관으로서는 최초로 대법원장 자리에 앉게 된다.
이밖에 보수 성향 법관으로 평가되는 조희대 전 대법관(66·13기), 한국법학교수회장을 지냈던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3·15기) 등이 거론된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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