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부산 경성대 토크 콘서트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응대한 것과 관련해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준석 전 대표는 "굉장히 정중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나종호 미 예일대 정신과 교수, 이준석 비판 "정치인으로 자격 미달…공개 사과해야"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지난 5일 개인SNS에 “‘당신은 우리와 다르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가장 쉽게 상처를 주는 말은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Mr. Linton’이라고 하며 영어로 응대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의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만약 한국계 미국인 2세에게 한국계라는 이유로 미국의 유력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그것도 비아냥대면서 했다면 그 사람은 인종차별로 그날로 퇴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 이야기를 하기 싫지만, 정치인으로서 자격 미달이고 공개 사과해야 할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나 교수는 6일 올린 SNS 글에서는 “4대째 한국에 살고 있는, 그것도 한국 사회를 위해 선교·의료·정치적 기여를 한 집안의, 60대 명문대 의대 교수인 백인 남자도 결국엔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재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 정치인이 그 정도 인식 수준과 행동을 보인 점에서, 또 그 행동이 잠재적인 이민자들에게 주는 메시지에 대해서 심히 우려된다”고 적었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 4일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을 방문해 이 전 대표와 이언주 전 의원이 개최한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바 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을 ‘미스터 린튼’(Mr. Linton)이라고 칭하며 그를 향해 영어로 말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이제 당신은 우리의 일원이 됐고. 우리의 민주주의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본다. 당신이 젊은 날 지키고자 노력했던 그 민주주의 말이다”라며 “그러나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라며 “제발 우리의 편에 서달라.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언어로 말해달라.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달라 제발”이라고 덧붙였다.
인요한 "이 전 대표, 끝까지 끌어안으려 노력할 것"
이에 대해 인 위원장은 MBN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1899년 목포 태생이고, 아버지는 1926년 군산에서 태어났고, 나도 전라도에서 태어났다”며 “조금 섭섭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마음이 많이 상한 사람’이다. 신당 발표하는 날까지 안으려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에 대해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에서 “모욕을 주기 위해 영어로 한다는 의도가 있었다면 모든 말을 영어로 했을 것이다. 참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언어 능숙치를 생각해서 이야기했는데 그게 인종차별적 편견이라고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이 언론에서 발언하신 걸 보면 뉘앙스 하나 때문에 고생하신 적이 굉장히 많다. 작은 뉘앙스 하나가 정치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는 걸 모르셨던 것 같다. 저는 굉장히 정중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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