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에 보증 공급 커질것"
전체 예산 7% 감소에도 증액 편성
코로나 지원에 지연된 부실 시한폭탄
매출채권보험 지원 종료 맞물려 급증
전체 예산 7% 감소에도 증액 편성
코로나 지원에 지연된 부실 시한폭탄
매출채권보험 지원 종료 맞물려 급증
■"소상공인 대신 갚아야"
7일 금융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신보가 내년 '소상공인 위탁보증 대위변제'에 사용할 예산은 약 5555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본예산 3646억원보다 1909억원(52.3%) 늘어난 것이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신보가 보증을 서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최대 4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 소상공인 지원제도다. 팬데믹 당시 영업제한으로 사정이 어려워진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3년간 한시 도입했다. 소상공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신보가 은행에 대신 갚는데 이때 소상공인 위탁보증 대위변제 예산이 쓰인다. 올해 9월 말까지 신보가 소상공인을 대신해 갚은 돈만 3476억원으로, 이미 지난해(1831억원)의 2배 수준에 달한다. 2021년 대위변제금액은 837억원에 불과했다.
코로나 청구서에 신보가 대신 갚아야 할 금액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신보의 다른 대위변제 예산인 유동화회사보증 대위변제 예산도 3971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1.1%(691억원) 늘었다. 대환보증 대위변제 예산도 5.7%(307억원) 늘어난 2544억원으로 책정됐다. 다른 보증기관의 예산도 증액 편성됐다. 내년도 농어가목돈마련 저축장려기금과 주택금융 신용보증기금 예산도 각각 100억원(18.4%), 48억원(0.1%) 증액 편성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대환보증 예산 증액이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소상공인 대환보증의 경우 올해 보증 공급목표인 8조5000억원 중 11.4%만 공급했기 때문에 대위변제 예산을 높게 책정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신보는 소상공인의 수요가 늘어난 상황을 고려할 때 증액은 필수라는 입장이다.
신보 측은 "지난 8월 저금리 대환보증 프로그램이 개편됐고,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대환보증 수요가 증가한 만큼 보증공급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8월 말 신보는 소상공인의 가계신용대출까지 저금리(최대 6.2%, 보증료 포함)로 갈아탈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지연된 부실…내년부터 본격화 예상
코로나19 금융지원 기간 지연된 부실이 터질 징조도 나타나고 있다. 매출채권보험의 경우 내년 이후 본격적인 '부실 폭탄'이 예상된다.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판매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발생할 손실에 대비해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하면 신보는 보험계약 내용에 따라 매출대금 일부를 보상한다.
전체 매출채권보험 가입업체 수는 올해 9월 말 기준 1만4648개로 보험금액은 17조5921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가입업체 수 1만4713개, 가입액은 20조원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에는 가입업체가 1만9293개, 가입금액도 21조3715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9월 기준 매출채권보험 지급보상액은 455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총액인 473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연간 기준으로 전망할 경우 6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대응 금융지원에 미뤄진 매출채권보험 지급이 올해 지원종료와 맞물려 급증하고 있다. 매출채권보험 연도별 보상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765억원이던 보상액은 2020년, 2021년 각각 603억원, 608억원으로 줄었다. 내년도 보상액은 코로나19 유행 전 수준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신보는 내년도 팩토링금융(전년 대비 152.5%, 69억원 증가) 예산도 119억원 늘렸다. 보증연계투자 예산도 19.5%(110억원) 늘어난 675억원 편성했다. 불어난 코로나19 청구서에 '빚 대신 갚아주는' 보증기관의 역할이 커지는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당시만큼은 아니지만 정부가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을 편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신보가 전체 예산을 줄이면서도 대위변제 예산을 늘린 부분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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