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아니라는데 믿지 않아…살아갈 이유 없다"
남씨는 이날 오전 9시 50분쯤 두 번째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씨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입장에 대해 하실 말씀 있는지", "전청조와 대질시 어떤 얘기를 할 예정인지", "출국금지 조치된 사실을 알았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현재 남씨는 일각에서 제기된 사기 공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남씨는 지난 7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전청조 거짓말' 시리즈를 올려 전씨와의 공범 혐의를 직접 반박했다. 남씨는 자신을 전씨의 사기에 철저히 농락당한 피해자였을 뿐인데 왜 자신을 사기공범으로 몰아가려 하느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SNS 게시물에서 남씨는 "이름 빼고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전청조에게 저 또한 속았고 당했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TV 인터뷰에서 전청조가 '남현희가 본인의 명품옷이며, 노트북까지 다 가져갔습니다'고 했는데 전청조가 본인 물건을 보내놓고 쇼를 했다"며 "저를 공범이라 몰기 위해 본인 짐을 저희 집으로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은 자극적인 것 만을 원하는 건지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랬냐? 저랬냐?' 추궁하기 바빴고, 문자로 '오늘 전청조 인터뷰했다. 8시까지 남현희 입장표명 안 하면 전청조 이야기만 방송에 내보내겠다'라는 통보를 하더라"며 "제가 왜 전청조와 같이 사기를 치냐"고 어이없어했다.
그러면서 "요즘 정말 너무 힘들다. 공범 아니라고 하는데 믿어주질 않는다"며 "내가 죽어야 끝나는 건지,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내 억울함을 알아줄까, 내가 사라지면 저희 가족들 잘 챙겨줄 수 있냐"고 격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또 "남현희는 26년 동안 가슴에 태극마크 달고 국위선양 위해 그렇게 인생 다 바쳐 살아 왔다"며 "사기꾼보다 못 한 취급을 받으니 저는 더이상 살아 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
경찰은 전씨 관련 사기 고소 12건 가운데 한 건에서 공범으로 지목된 남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남씨를 처음 소환조사한 지난 6일에는 남씨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경찰은 남씨가 해외 출국이 잦고, 사기 공범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두 번째 조사에서 전씨와 대질신문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당사자의 상황이나 수사 상황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남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 사기 의혹이 불거진 전씨는 자신의 강연 등에서 알게 된 20명으로부터 비상장 회사 또는 앱 개발 투자금 등 명목으로 약 26억원의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 3일 구속됐다.
앞서 남씨는 지난 4일 전씨로부터 선물 받은 벤틀리 차량과 귀금속, 명품 가방 등 총 48점도 경찰에 임의 제출했다. 남씨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6일 밤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전씨를 사기로 고소한 15명은 남씨를 고소하지 않았는데 11억원 이상 사기당한 전문직 부부가 유일하게 남씨를 공범으로 고소했다. 그에 따라 자동 입건돼 조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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