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야가 이번주 656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증액 심사에 나선다. 지난주 감액 심사에서 쟁점 예산을 놓고 충돌했던 여야는 이번주에도 힘겨루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예산 감액보다 증액에 관심이 더 쏠리고 있어 여야의 날 선 신경전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내년 예산안 증액 심사에 들어간다. 지난주 감액 심사에서는 총 17개의 상임위원회 가운데 10곳이 위원회 차원의 예산 심사를 마무리했다.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에도 국민의힘은 인구구조변화·양극화·경기둔화·사회불안범죄·기후위기 등 5대 위협 요소를 국복하기 위해 40대 주요 증액사업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필수 의료분야 교수 확충 △소상공인 전기요금 특별감면 한시 신설 △마약류 오남용 통합 감시 시스템 도입 및 마약중독 치료 지원 △K-패스 교통카드 지원대상 확대 등이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에서 여야 모두 관심을 쏟고 있는 연구개발(R&D) 예산도 필요한 부분에서는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최근 기초연구와 정부 출연연구원에 대한 예산 변화로 연구 현장들의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불식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며 "민간의 우수한 R&D를 대학과 연계하는 산학협력 예산을 강화하고, 대학연구소와 중소기업의 혁신적 R&D 투자는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R&D 예산 외에도 △새만금 사업 예산 복원 △3만원 패스 교통지원 예산 △청년·서민 주거복지 사업 예산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가스·전기요금 지원 △대출 이자 지원 프로그램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 지원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R&D 예산을 의미 있게 복원하고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을 살려 청년의 내일에 힘이 될 것"이라며 "정액제 교통패스 도입과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위한 예산도 확보해 민생 부담을 덜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예산소위는 과거와 달리 증액 심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 아래 예산안이 편성되면서 당초 삭감된 예산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야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예산 증액을 통한 세력 과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다만, 예산 증액은 정부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만큼 정부·여당과 야당 사이의 갈등은 첨예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건전재정이라는 기조 속에서도 민생을 살리고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고심으로 편성된 내년도 예산안이 대통령이 관심 있게 생각하는 예산은 줄이겠다는 민주당의 정략과 정쟁에 휘둘려 난도질당하고 있다"며 "정략적 포퓰리즘은 단호히 배격하고, 국민의 혈세가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6일 "비정상 예산을 정상으로 돌려놓은데 대해 정부·여당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윤석열표 예산 지키기에 목매지 말고 민생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예산 심사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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