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싱가포르 HMGICS 준공
새로운 고객 서비스 제공 방점
옥상 스카이트랙 620m, 경사각 39.82도 달해
최고 시속 83㎞ 주행 가능, 시민들도 시승
1층엔 로봇 기술 활용 스마트 팜 구축
가상현실 투어도 진행
현대차식 모빌리티 문화 전파
[파이낸셜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혁신센터(HMGICS)를 찾았다. HMGICS는 싱가포르 주롱혁신지구 내 약 4만4000㎡(1만3000평) 부지에 연면적 약 9만㎡(2만7000평)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완공됐다. 하나의 건물에 소규모 제조설비, 연구개발(R&D) 및 사무를 위한 업무공간, 고객 체험시설까지 모든 시설이 갖춰진 복합공간으로 꾸려진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 HMGICS는 기술·제조·비즈니스 혁신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한다. 제조 부문에서는 대량생산의 상징인 컨베이어벨트를 없애고, 각기 다른 모빌리티를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유연생산 방식인 '셀' 시스템을 HMGICS에 처음 도입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로봇을 대거 배치한 것도 눈길을 끈다. HMGICS는 연 3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미 전기차 아이오닉5 양산을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상의 3차원 공간에 '디지털 트윈'(쌍둥이 공장)을 재현해 실제 공장을 운영하는 것처럼 시뮬레이션 및 제어할 수 있는 메타팩토리(Meta-Factory)도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이 HMGICS를 만들면서 힘을 준 부분은 새로운 고객 경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실제 자동물류 시스템이 있는 1층에는 브랜드 체험공간과 인도 공간, 스마트 팜이 함께 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스마트 팜이다. 스마트 팜을 통해 싱가포르의 식량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기여한다는 목표인데, 현대차그룹은 이 곳에서 총 9가지의 다양한 식물을 재배할 예정이다. HMGICS는 방문객에게 수확한 농작물을 무료로 맛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싱가포르 지역 사회에 기부하는 한편, 내년 3층에 개점 예정인 한식 다이닝에서 ‘팜 투 테이블’ 콘셉트로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건물 3층 고객 경험 공간에서는 가상현실(VR) 투어를 즐길 수 있다. 가상 공간에서 차량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투어 후 자동차가 생산되는 실제 스마트 팩토리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5층 옥상에는 차량 시승 및 테스트를 위한 스카이트랙(Skytrack)이 설치됐다. 총 길이는 620m, 한 바퀴를 도는데 40초가 걸린다. 최고 시속 83㎞로 달릴 수 있는데, 39.82도의 경사 트랙으로 만들어져 상당히 가혹한 환경에서 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HMGICS에서 생산하는 아이오닉5를 모두 옥상 스카이트랙에서 주행 시험을 거친다. 이뿐만 아니라 출고 고객이나 일반 시민들도 방문하면 시승체험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현대차그룹만의 자동차 문화를 싱가포르, 더 나아가 동남아 지역으로 확산시킨다는 계산이다.
이번 HMGICS에 준공에 맞춰 합류한 싱가포르 현지 직원들의 기대감도 높다. 숀 림 전략 파트너십 매니저는 "HMGICS는 현대차그룹의 첫 번째 글로벌 혁신 센터이자 테스트베드로서 기대가 크다"며 "싱가포르는 현재 자동차 관련 생태계가 없는 상황인데 직접 전기차를 생산하며 진행하기에 자부심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인들이 현대차그룹에 가지는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림 매니저는 "기존에는 싱가포르 사람들이 현대차가 자동차 회사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HMGICS의 혁신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스펜서 리 생산관리 매니저는 "싱가포르에는 자동차 생태계가 자리잡지 못한 상황인데 HMGICS가 자동화를 하고 스마트팩토리를 전개하고 있어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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