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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여 만에 만난 3국 외교수장 "공동이익 위한 협력" 공감[한일중 외교장관회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6 18:57

수정 2023.11.26 18:57

韓·日, 정상회의 조속개최 기대
中은 '선린우호'강조하며 신중
韓·日, 위안부 판결 존중 공감대
韓·中, 北도발 등 원론적 입장만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APEC누리마루에서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APEC누리마루에서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연합뉴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연합뉴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연합뉴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연합뉴스

한일중 3국 외교수장들이 26일 4년여 만에 한자리에 모여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 성사를 위한 전초전 성격이 짙은 이번 회의에서 우리 측은 인적교류와 과학기술, 기후변화와 안보 등에 대한 구체적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가 연내 열리기는 쉽지 않지만, 일단 조속한 시일 내 개최하는 데 의견을 같이한 3국 외교수장들은 서로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필요성에 폭넓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우리 외교당국은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보다 3국 외교수장이 함께한다는 것에 의미를 둔 가운데, 한일·한중·중일 외교수장들은 각각 양자 외교장관 회의도 열어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 개최 '전초전'

박진 외교부 장관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부산 시내 모처에서 오찬을 함께한 뒤 APEC누리마루에서 3국 외교장관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 외교수장은 한일중 3국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기대했고, 중국 측도 '선린우호'(이웃나라와 잘 지낸다) 방침을 언급하면서 화답했다.

3국 외교수장이 4년3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이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가 함께하는 한일중 3국 정상회의 개최도 임박해 보이나 연내 개최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3국 외교장관 회의 직전 연합뉴스TV에 출연, 3국 정상회의 개최 시점에 대해 "문을 닫진 않았지만 지금 연내 열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3국 정상이 모일 자리를 만들기 위한 3국 외교수장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3국 간 물밑소통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북한이 주장하는 정찰위성 발사 등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안보와 경제협력 등 한일중 3국이 다룰 현안이 만만치 않아서다. 박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은 정찰위성을 발사해 세계와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협했다"며 "동북아 평화와 안정은 3국의 공동이익으로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미카와 외상도 이번 3국 외교장관 회의로 세 나라 협력이 다시 시작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일중한 정상회의를 위해 세 나라가 협력할 과제에 대해 얘기하자"고 제안했다. 왕이 부장은 "세 나라는 지역과 글로벌 발전을 위해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신중하면서도 3국 간 협력에 대해 문을 열어뒀다.

■미래지향 '한일', 원론적 입장 '한중'

이날 3국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한일·한중·중일 등 양자 외교장관 회의도 열렸다.

한국과 일본 외교수장들은 북한의 무력도발과 러북 간 무기거래 등에 대해 규탄하면서 한일 및 한미일 3각공조로 긴밀히 대응키로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 승소 판결에 대해선 일단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존중한다는 데 양국이 의견을 같이하고 미래지향적 관계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편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와 관련, 일본 정부가 부산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당초 원유수입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지지하려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관계개선 노력을 감안해 한국 지지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중국 외교수장 간 만남에선 주요 현안에 대해 서로 원론적 입장만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소위 정찰위성 발사에 따른 우리 측의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와 탈북민 강제북송 등에 왕이 부장은 새로운 발언 없이 "전반적으로 안정에 도움 되는 역할을 하겠다"고만 답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 외에도 대만 문제와 게임미디어 산업의 한한령, 러북 무기거래 등 민감한 문제를 놓고 양국 외교수장들은 서로의 입장을 밝히는 수준으로 회담을 마무리했으나, 왕이 부장이 박 장관을 중국에 초청하는 등 소통은 계속 강화하기로 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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