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기업승계 지원법 통과 촉구
"부의 대물림 아닌 제2의 창업
장수기업 많아지면 세수 증가
증여세 연부연납 20년 확대를"
"부의 대물림 아닌 제2의 창업
장수기업 많아지면 세수 증가
증여세 연부연납 20년 확대를"
#1.'부의 대물림'이란 말을 들을 때마다 억울하다. 기업승계는 투자를 계속해 기업이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세금을 납부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50년 사업을 이어온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
#2.기업승계를 범죄행위로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 등으로 승계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기업이 폐업하거나 매각되면 고용 역시 보장받을 수 없다. 원활한 승계로 국가경제에 일조하고 싶을 뿐이다.(2세 경영인 심재우 삼정가스공업 본부장)
중소기업 창업주와 2세 경영자들이 기업승계 세법개정안 국회 통과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특히 기업승계를 통해 장수기업이 많아지면 세수 역시 증가해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28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송치영 중기중앙회 기업승계활성화위원장, 송공석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비롯해 중소기업 2세 경영인을 대표해 심재우 삼정가스공업 본부장, 여상훈 빅드림 실장 등이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승계 지원법안의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이들은 올해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중소기업 승계 활성화를 위한 3대 과제'의 조속한 원안 통과를 요구했다.
중소기업 승계 활성화를 위한 3대 과제는 △기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저율과세 구간을 300억원 이하 10%(초과 20%)로 확대 △기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연부연납 기간은 20년으로 확대 △기업승계 지원세제 사후관리 업종변경 제한요건 대분류 내 변경 완화 또는 폐지다.
■"폐업·매각땐 손실매출 138조"
기업승계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치영 기업승계활성화 위원장은 "중소기업 52.6%가 기업승계를 하지 않을 경우 폐업이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며 "기업승계가 불발돼 폐업으로 이어지면 약 57만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고, 손실 매출액이 138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주장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 못지않게 중소기업 CEO들도 빠르게 노령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중앙회에 따르면 30년 이상 중소기업 CEO의 81%가 60세이다. 70세 이상 CEO도 31%에 달한다. 우선 이들은 기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이란 부정적 인식보다는 '제2의 창업'이란 긍정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세대 경영인인 심재우 삼정가스공업 본부장은 "연관검색어로 기업승계 하면 규제완화 등 부정적이고, 스타트업 하면 창업, 지원 등 긍정적인 것이 많다"며 "사실 후계자 입장에선 아버지가 고생해 일군 기업을 받는다기보단 불구덩이로 들어간다는 결심과 희생이 뒤따른다"고 부정적인 인식의 전환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기업승계 지원세제는 세금면제가 아닌 과세이월이라는 인식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승계 지원세제 적용 후 후계자의 경영포기나 고용유지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자를 포함해 상속·증여세를 징수납부해야 한다. 또 가업상속공제 적용 시 상속세는 공제되지만, 양도 시에는 상속인은 물론 피상속인의 자산 보유시간 중 발생한 자산가치까지 합산해 양도소득세 이월과세가 적용된다.
■"연부연납기간 20년 확대해야"
이들은 5년인 증여세 과세특례 연부연납기간을 20년으로 확대하면 오히려 세수 증가효과가 나타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위원장은 "연부연납은 납세담보를 제공해야 하고 연부연납 이자(가산금)를 내야 한다"며 "20년으로 확대하면 연부연납 가산금과 증여세 과세특례 이용자 증가로 인해 장기적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만큼 납세자의 납부부담 완화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기업의 업력이 오래될수록 법인세 납부액도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추문갑 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업력 30년 이상 기업은 10년 미만에 비해 법인세 납부액이 32배나 많다"며 "기업승계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중분류로 제한된 업종변경 요건을 대분류로 완화하거나 폐지할 것을 주장했다.
심 본부장은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예측하지 못하는 환경에 처하는데, 업종제한을 걸고 이 길로만 가라고 하면 리스크를 떠안고도 환경 변화에 대응을 못한다"며 "미국의 보잉, 3M, 듀폰은 현재 영위 중인 업종이 첫 업종이 아니었다"고 융통성 있게 대처해 성장한 사례를 꼽았다.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는 "50년 전 5만원을 가지고 일군 회사가 현재 1000억원에 달해 200만배 성장을 시켰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라 해외시장 진출 등 기업 생존을 위해 어떤 것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며 "그런데 업종변경이라도 하려면 주업종이 바뀔 수 있어 가업상속공제를 받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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