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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세 A씨 은퇴 후 예상 월 지출은 203만원이다. 고정비가 통신비(6만원), 보험료(21만원), 기부금(3만원)을 합쳐 30만원이 든다. 변동비는 173만원으로 관리비(25만원), 교통비(15만원), 식비·생활비(80만원), 운동비(13만원), 부부용돈(40만원) 등 합산액이다. 이와 별도로 연간 비용으로 950만원을 잡아놓고 있다. 의복비, 경조사, 취미활동에 들어갈 자금이다.
현재 자산은 10억8000만원 정도다. 예·적금(5억원), 연금(1억3000만원), 전세 보증금(4억5000만원) 등이다. 부채는 없다. 큼지막한 소비 계획으로는 여행비(60~70세 연 1000만원), 자동차 구매(5000만원), 주택구입 추가부담금(1억~2억원), 의료비(2억원) 등이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씨의 ‘매달 500만원 현금 흐름은 만들어야지’라는 생각부터 일이 꼬이게 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다수 사적연금들은 수령 시기와 방법, 금액이 모두 상이하고, 언제 추가 비용이 나갈지 모르는 탓이다. 턱없이 부족할 때도 다소 남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선 은퇴 이후 필요자금 내역을 뽑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상 현재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얼마가 필요하다고 대략적으로만 상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확한 금액을 산출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다음은 연도별 수입흐름을 예상하는 일이다. 해마다 들어오는 돈이 다를 수밖에 없어서다. A씨가 은퇴하는 2024년엔 월 200만원이 점쳐진다. 새 직장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2025~2026년 동안엔 월 140만원씩 국민연금이 추가돼 총 340만원으로 수입이 늘어난다.
2027년부터는 근로소득이 없기 때문에 2030년까지 월 140만원으로 살아야 한다. 2031년부터는 만 64세가 되는 아내 B씨 국민연금 나오기 시작한다. 2033년부터 여기에 주택연금으로 매달 180만원이 얹어져 총 390만원이 잡힌다. 이 금액은 별다른 변동 사항이 없는 한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예상 수입도가 그려졌으면 이를 기초로 자산 활용방안을 수립해보면 된다. 구간별로 별도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일단 1기인 2024년엔 A씨 근로소득인 월 200만원과 실업급여로 생활한다. 2기인 2025~2026년엔 근로소득은 그대로 생활비로 쓰고, 연금 140만원을 2년 간 저축해 3360만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다.
3기(2027~2030년)엔 국민연금(140만원)을 제외하고 매달 63만원씩 생활비가 부족하다. 총 3024만원인데 2기에 모아둔 자금을 투입하면 된다. 마지막 2031년 이후인 4기 땐 390만원이 들어오는 만큼 보다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A씨 부부가 바라는 여행을 위한 경비는 이자소득을 활용할 수 있다. 70세까지 현금자산(5억원)을 세후 금리 3%로 가정한 정기예금에 넣어두면 연 1500만원을 이자로 받게 된다. A씨가 상정한 10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다만 71세 이후나 주택을 매매하고 나서는 주택연금 중 일부를 여행비로, 나머지는 연간비용 충당금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다. 이후 해당 현금자산은 부부 의료비, 주택매매 추가자금, 자동차 구입 및 기타 사항에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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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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