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눈앞에서 딸이 계부에 성폭행 당했는데..엄마는 "비위 잘 맞춰라" 종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6 09:40

수정 2023.12.06 09:44

초등학생 때부터 성폭행.. 끝내 극단선택 친모는 "새 남편 처벌 원치 않는다" 감싸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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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초등학생 때부터 의붓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한 의붓딸이 극단선택을 해 숨진 가운데 친모가 딸이 숨지기 직전까지 새 남편 편을 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일 MBC에 따르면 딸 A양이 의붓아버지 B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피해 사실을 털어놨을 때 '잠꼬대'로 치부했던 친모 C씨는 A양에게 '고소를 취하하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C씨는 B씨가 고소를 당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렇게 사느니 죽겠다" 등의 글을 적어 놓는가 하면, A양에게 "너도 좋아서 한 적 있다고 들었다"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

B씨는 2016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6년 6개월 동안 A양을 성폭행했다. B씨는 2016년부터 C씨와 사실혼 관계였고 피자 가게도 함께 운영했다.
그러면서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A양이 자신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점, 또 C씨와 한동안 떨어져 산 A양이 C씨에 대한 그리움이 있는 점 등을 악용했다. B씨는 A양이 2주에 한 번씩 C씨를 만나러 올 때마다 성범죄를 저질렀다.

A양과 함께 살게 된 2019년부터 B씨 범행은 더욱 잦아졌다. B씨는 A양이 성관계를 거부하면 외출을 금지하고 가족과 흩어져 살 거라고 협박했다. 또 "비싸게 군다"라며 욕설과 폭언을 했고 허벅지에 피멍이 들도록 때리기도 했다.

심지어 B씨는 반발을 막기 위해 A양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기도 했다. 결국 A양은 알코올 중독에 이르렀다.

이뿐만 아니라 C씨와 함께 가진 술자리에서도 A양을 성폭행했다. C씨는 딸이 도움을 청하자 ‘애교를 부려 계부의 비위를 맞춰라’고 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양의 정신 상태가 극심하게 악화됐지만 B씨는 A양에게 피임약을 복용하게 하면서 성폭행을 이어갔다.

결국 A양은 올해 1월, 따로 살던 친아버지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B씨를 고소했다.

그러면서도 줄곧 B씨 편을 들며 학대를 방임했던 어머니 C씨에 대해서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감쌌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폭력상담소 진술에서 ‘가정의 평화가 나 때문에 깨졌다’고 자책하던 A양은 자해와 자살 시도를 반복하다 지난 5월 끝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편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정아)는 친족 준강간, 미성년자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계부 B씨에게 지난달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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