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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주도 '바이든 탄핵안' 가결… 상원 문턱은 못 넘을 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4 17:49

수정 2023.12.14 17:49

찬성 221표·반대 212표로 통과.. 상원은 민주당이 1석 차이 우세
실제 탄핵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바이든 "정치적 관심 끌기" 발끈
'트럼프 요구가 추진 배경'의혹도
미국 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지난 9월부터 진행하던 대통령 탄핵 조사를 하원 위원회 차원에서 하원 전체의 공식 조사로 바꿨다. 조사 대상에 오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공화당이 정치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급한 현안을 내팽개쳤다고 반발했다.

■美 하원 바이든 탄핵 조사 본격 시동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 하원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 조사 결의안을 찬성 221표, 반대 212표로 가결했다. 공화당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반대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의 과반을 차지한 공화당은 바이든과 그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연루된 각종 비리 및 외압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예고했다.
공화당은 2019년부터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가 지난 2014년에 당시 미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의 환심을 사기 위해 헌터 바이든을 임원으로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이 우크라에 외압을 행사해 부리스마에 대한 비리 수사에서 차남을 빼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 군사 지원에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이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우크라에 돈을 퍼준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이외에도 헌터 바이든이 아버지의 영향력으로 중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헌터 바이든은 현재 탈세와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공화당은 바이든이 이번에도 차남의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화당은 바이든이 동생 제임스 바이든 등 가족에게 빌려줬다가 돌려받은 돈이 사실은 외국 기업에게 받은 돈이며 돈세탁을 위해 가족을 동원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지난 9월 하원의장 재직 당시 직권으로 공화당 산하 3개 상임위원회(감독·법제사법·세입)에 탄핵 조사를 지시했다.

13일 가결된 결의안에는 해당 상임위원회의 조사를 계속 이어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동시에 결의안에는 상임위원회에 증인 출석 및 자료 제출 요구 권한, 청문회 개최 권한을 부여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이번 결의안은 상임위원회 차원의 조사를 하원의 공식 조사로 바꾸는 조치로 바이든의 탄핵에 반드시 필요한 절차는 아니다.

미국에서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탄핵 조사와 무관하게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을 의결하고, 상원에서 이를 판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상원은 1석 차이로 민주당이 우세하여 실제 탄핵(상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과거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했던 미 하원은 2019년과 2021년에 2차례에 걸쳐 트럼프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하여 상원에 보냈으나 해당 탄핵안들은 상원의 문을 넘지 못했다.

■바이든 "야당 현안 보다 정쟁 몰두"

바이든은 공화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실력 행사에 나서자 즉각 반발했다.

그는 13일 공화당을 겨냥해 "그들은 당장 해결해야 하는 급한 일 대신에 근거없는 정치적 관심 끌기용 행사를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심지어 하원의 공화당 의원들도 어떠한 증거가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13일 통과된 결의안에는 바이든의 구체적인 위법 행위가 명시되지 않았다. NYT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공화당에서 약 1년 가까이 해당 의혹에 대해 조사했지만 아직 확실한 증거를 내밀지 못했다고 평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의 톰 콜 하원 규칙위원장(오클라호마주)은 상임위원회가 지난 9월부터 탄핵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었다며 "이번 결의안은 단순히 해당 조사를 공식화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의안 가결로 하원에서 그동안 부르지 못했던 증인 소환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짐 맥거빈 하원의원(매사추세츠주)은 "오늘 표결은 단 한가지 이유 때문이다. 트럼프가 공화당에게 (바이든) 탄핵을 원했고 이에 그들은 탄핵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날 의혹의 중심에 있는 헌터 바이든은 미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버지가 내 사업에 재정적으로 관여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다"면서 "그것이 탄핵 조사의 근거가 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이 계속해서 비공개 청문회 출석을 요구한다며 청문회를 공개적으로 진행하지 않으면 출석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화당 하원의 감독 및 법제사법 위원장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헌터 바이든이 합법적인 소환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3일 탄핵 조사 결의안 통과 이후 헌터 바이든에게 의회 모독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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