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 등 혐의, 대법 징역 3년 확정
브로커 통해 시험지 구입한 뒤 학생들에게 판매…건당 최대 5000만원 챙겨
브로커 통해 시험지 구입한 뒤 학생들에게 판매…건당 최대 5000만원 챙겨
[파이낸셜뉴스]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시험지를 유출하고 11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어학원 강사가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브로커 B씨, 외국어고 계약직 교사 C씨 등과 함께 사전 유출된 시험지와 답안지를 학생 및 학부모에게 판매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일당은 시험지를 건당 최대 5000만원으로 판매해 총 10억99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와 공모해 시험 전 해외 유출 브로커에게 문제지를 구입하기로 하고, 해외 브로커에게 약 3000만원을 비트코인이나 페이팔(해외 인터넷 간편 결제 시스템)로 지급한 뒤 문제지를 건네받았다.
SAT 시험이 시행되는 나라·지역에 따라 시차 때문에 유럽 등지에서 실시되는 시험이 우리나라에서 실시되는 시험보다 평균 8시간 정도 늦게 시작하는 점을 이용하기도 했다.
국내 고사장의 시험 감독관으로 일하던 C씨는 시험지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한 뒤 B씨를 통해 A씨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사전에 섭외한 다른 강사들에게 해당 시험지를 풀어 정답지를 작성하게 한 뒤, 이를 유럽 등에서 시험을 응시하는 학생들에게 유출했다.
1심은 "범행 방법과 결과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안 좋을 뿐만 아니라 미국 대학 입시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하시켰다"며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혐의 일부를 무죄로 뒤집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범으로부터 시험이 실시되기 이전에 시험지를 사전에 전달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사는 유출된 시험지를 전달받은 학생이나 학부모, 전달방법, 장소 등과 관련해 공소사실을 제대로 기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대해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양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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