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살인을 저지른 30대 스토킹범이 검찰로부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받았다.
이 남성은 "죗값을 치르겠다"라며 사형을 구형해줄 것을 요구했는데, 검찰 역시 남성이 법원의 명령을 어기고 잔혹하게 살해한 점 등을 죄질의 심각성을 거론하며 사형을 구형했다.
보복살인 혐의 추가해 공소장 변경한 검찰
15일 인천지부 형사15부(부장 류호중)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0·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당초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기소했으나, 이보다 더 형량이 센 보복살인을 추가한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날 재판부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A씨의 주요 죄명을 보복살인죄로 변경했으나, 보복살인 혐의가 무죄로 나올 가능성을 대비해 예비로 일반 살인죄도 함께 적용했다.
살인죄 법정형의 하한선은 5년 이상의 징역형이다. 하지만 보복살인죄가 적용되면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이 선고된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파악한 내용을 봤을 때 (피고인이) 보복 목적으로 범행한 점이 충분히 확인됐다. 피해자의 (스토킹 피해) 신고로 형사 처벌을 받게 되자 피고인은 흉기를 구입하는 등 살해를 계획했다"라고 밝혔다.
피해자 딸이름 부르며 "사형 구형해달라" 최후 진술
하지만, A씨의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배신감이나 절망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범행했다. (스토킹) 신고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게 돼 보복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사형을 구형해달라. 죗값을 치르고 싶다"라며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B씨의 딸 이름을 수 차례 부르기도 했는데, 이에 B씨 유족들이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선고 공판 내달 18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스토킹하던 여성, 집 앞에서 살해한 사건
한편 A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5시 53분경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피해자 B씨의 가슴과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B씨의 비명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범행을 제지하던 B씨의 어머니도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의해 양손을 크게 다쳤다. 당시 A씨는 폭행 및 스토킹 범죄로 6월 'B씨의 100m 이내로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한다'는 법원의 제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A씨는 범행 직후 자해했으나, 일주일 만에 건강을 회복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살인 범행 4일 전인 지난 7월 13일부터 매일 B씨 집 앞 복도에 찾아간 끝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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