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농약 등 화학물질 사용량을 현재 사용량의 50%까지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계획추진은 잠정 보류됐으나 농약 등 화학물질을 대체하기 위한 해충 관리방안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미생물과 천적을 이용한 병해충 종합방제 시장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천적 관련 시장은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네덜란드, 캐나다 등 농업선진국에선 농약 대신 다양한 천적으로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등 주요 과채류 해충을 친환경적으로 방제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농업 현장에서도 천적 사용량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나 주요 천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관리의 어려움으로 천적 품질이 유지되지 않다 보니 사용을 망설이는 농가도 많다. 천적은 작물과 농업환경을 고려해 적정하게 사용하면, 한 번의 방사로 지속적인 방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령화 등으로 일손이 부족한 농업 현장에서 대안이라고 본다.
농촌진흥청은 천적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천적을 이용하는 농업인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작목별로 '천적활용기술서'를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아직은 전반적인 천적 농업 기반이 부족해 보급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으나 농업인, 관련 산업체, 소비자가 천적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와 홍보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기후변화가 더욱 심해지고 국제 교역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해충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효과적으로 방제하기 위한 작물보호제나 천적 등의 필요성 또한 커질 것이다. 농진청에서는 토착 천적을 발굴해, 농업환경에 맞는 맞춤형 천적과 활용 지침서를 개발하는 한편, 천적과 작물보호제의 조화로운 사용 등을 통해 현장에 맞는 효과적인 해충 방제기술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천적농업의 확산을 위해서는 천적 생산 및 보급 등을 위한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 민관 협력을 통해 천적 연구를 강화하고, 연구 결과가 제때, 적절한 곳에 기술이전 되도록 해야 한다. 산업체는 천적 공급기반을 넓히고 품질관리기술을 개발해야 하며, 천적이 농가에 잘 보급되도록 천적 컨설팅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뿌리는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농약과 달리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는 천적의 특성과 효과적인 사용 방법에 대한 농업인들의 이해를 높여야 한다. 또한, 천적 활용 생산 농산물의 가치에 대한 소비자 홍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환경과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천적에 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천적은 크기는 작으나 효과는 큰,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농업 현장의 효율적인 실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두의 관심과 협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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