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탑'·'커피 프린스' '나의 아저씨'로 연기력 인정 받아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 주목
올해 칸영화제 2편 초청
마약 혐의 경찰 수사로 대중에 충격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 주목
올해 칸영화제 2편 초청
마약 혐의 경찰 수사로 대중에 충격
[파이낸셜뉴스] 27일 세상을 떠난 이선균(48)은 무명 시절을 거쳐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인물이었다.
특히 올해 그가 주연한 영화 2편은 동시에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며 배우 인생 정점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5년생인 이선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 1999년 비쥬의 ‘괜찮아’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데뷔했다.
그러다 2001년 MBC 시트콤 ‘연인들’을 통해 방송에도 데뷔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단역과 조연을 전전했다.
이른바 '연기 좀 하는 배우'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MBC ‘베스트극장’, KBS ‘드라마시티’ 등 지상파 단막극에서 주연을 맡으면서다. 특유의 저음 목소리와 연기력으로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이선균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작품은 그가 32세이던 2007년 MBC 의학 드라마 ‘하얀 거탑’에서 올바른 직업윤리를 가진 바른 의사 최도영 역이다. 여기에 같은 해 방영한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는 음악가 최한성 역을 맡아 존재감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선균은 두 작품으로 MBC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부문 황금연기상을 받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받은 연기상이었다.
이후 ‘파스타’(2010), ‘골든타임’(2012) 등 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시청률과 작품성, 화제성을 인정 받으면서 배우 이선균에게 전성기가 찾아왔다.
영화계에서도 ‘쩨쩨한 로맨스’(2010), ‘체포왕’(2011), ‘화차’(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끝까지 간다’(2014) 등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특히 이선균은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아 일약 월드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이 영화는 그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아이유와 함께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에서 ‘참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배우 이선균의 팬층을 형성했다.
올해는 그가 주연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잠’이 동시에 칸영화제에 초청받아 레드카펫을 밟으면서 커리어 정점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 지난 10월 그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에 큰 충격을 안겼다.
결국 이선균이 주연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는 개봉이 보류됐고, 드라마 ‘노 웨이 아웃’은 조진웅으로 배우가 교체됐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이선균은 총 3차례에 걸쳐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전날(26일)에는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한 증거가 유흥업소 실장의 진술뿐이라며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그렇게 수사를 받던 이선균은 27일 오전 10시 30분쯤 종로구에 있는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이선균의 장례는 유가족과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다.
이선균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이선균 배우가 오늘 세상을 떠났다”고 전하며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뒤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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