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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왕릉뷰 아파트’ 건설사 손들어줬다..."보존지역 해당하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30 13:46

수정 2023.12.30 13:46

지난 2021년 12월 9일 오전 경기 김포시 장릉(사적 제202호)에서 문제의 검단 신도시 아파트가 보인다. 뉴시스
지난 2021년 12월 9일 오전 경기 김포시 장릉(사적 제202호)에서 문제의 검단 신도시 아파트가 보인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에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의 공사를 중단시키는 것이 부당하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특별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전날 대광이엔씨와 대광건영이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장을 상대로 낸 공사중지 명령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같은 소송을 낸 대방건설과 제이에스글로벌은 지난 8~9월 항소심에서 승소 이후 모두 문화재청의 상고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김포 장릉 인근에서 아파트를 짓고 있던 이들 건설사는 일명 '왕릉뷰' 아파트 논란에 휩싸였다. 문화재청은 지난 2021년 대광이엔씨, 대방건설, 제이에스글로벌 등 건설사들이 지은 3400여세대 규모 아파트 44개동 중 19개동의 공사를 중지하라고 명령했다.


문화재청은 화재 반경 500m 내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짓는 20m 이상의 건축물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건설사들이 이 같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일부 철거도 권고했다.

건설사들은 공사 중지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공사중지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아파트 건설 지역이 김포 장릉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해당하는지와 공사가 국가지정문화재의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건축물을 설치하는 것인지 여부였다.

1심은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는 지역이 김포 장릉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토지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하고, 김포 장릉의 외곽경계로부터 200m 바깥에 위치하므로 원칙적으로 조례 조항에 따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인다"고 했다.

또 공사가 문화재의 경관을 해치는 것인지에 대해 "이번 아파트 건축이 '국가지정문화재의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건축물을 설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건물은 이미 골조가 완성됐고 공사 중단으로 건설사들과 수분양자들이 입을 재산상 손해는 막대한 반면, 이 사건 처분이나 이 사건 건물을 일부라도 철거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그에 비해 크지 않거나 미미하다"고 봤다.

문화재청 측은 1심 법원의 판단에 불복했지만, 2심 재판부와 대법원 역시 1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고 문화재청 측이 제기한 항소와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광이엔씨 외에도 제이에스글로벌(시공사 금성백조)과 대방건설 등 다른 건설사들도 문화재청의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승소한 뒤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사적 202호인 김포 장릉은 선조의 다섯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과 부인 인헌왕후(1578∼1626)의 무덤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하나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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