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女직원 목 조른 80대..피해자는 "제발 살려달라" 빌었다 [영상]

피해 여성 "너무 무섭다" 트라우마 호소
경찰 "고령에 우발적..구속영장 사안 아니야"

KBS뉴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경기도의 한 모텔에서 80대 투숙객이 여성 직원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직원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3일 경찰에 따르면 80대 남성 A씨가 경기도 의정부의 한 숙박업소에서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최근 A씨를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모텔에서 투숙을 하다 퇴실 시간이 지나 30대 여성 직원 B씨가 "퇴실하거나 추가 요금을 내라"라고 말하자 이를 거부하며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KBS뉴스 갈무리

KBS가 공개한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객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B씨와 실랑이를 벌인다. 이후 B씨가 넘어지자 목을 조르며 얼굴을 바닥에 누르는 모습도 보인다. 소리 지르는 B씨의 입을 손으로 막더니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내 입에 넣기도 한다.

"살려달라"라는 A씨 외침을 듣고 옆방 투숙객이 나와 제지하고 나서야 A씨는 폭행을 멈췄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B씨는 A씨가 퇴실 시간이 지나도 열쇠를 반납하지 않자 안내를 위해 A씨를 찾아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퇴실한다고 했고 1시 다 됐으니까 나오셔야 한다"라는 B씨의 안내에 "못 나간다"라고 답했고, "더 사용할 거면 추가 요금을 내셔야 한다"라는 B씨 말에 "내가 돈을 왜 내냐"라며 거부했다.

B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제가 열쇠를 뺏으니까 할아버지가 화가 나서 욕부터 하다가 저한테 다가왔다. 넘어지는 순간부터 할아버지가 저한테 달려들었고 손가락 하나로 목을 눌렀다"라며 "계속 소리 지르니까 제 입을 막았다. 숨이 콱콱 막혀 피하니까 또 목을 졸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 안에 넣은 건 장갑일 수도 있고 천일지 모르겠는데, 혀 끝에 느껴졌던 촉감이 투박한 천 같았다"라며 "저 좀 제발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라고 했다.

B씨는 "지금도 비슷한 분이나 할아버지가 지나가는 것만 봐도 숨는다"라며 "저는 이 일을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사건 겪고 나서 무섭다. 근데 지켜야 될 아이가 있으니까 못 그만둔다"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노인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며 "상해가 중하거나 계획이나 보복 범죄 등 사안이 중대하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데, 이 건은 시비에서 비롯된 80대 고령 노인의 우발적 범행이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e-mail]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