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업계가 오는 12일 '마이데이터 2.0'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갖고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키로 하면서다. 2022년 1월 본격 시행돼 만 2년 된 마이데이터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고객 만족도 높이는 데 집중" 마이데이터 2.0 TF 킥오프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2일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 본사에서 '마이데이터 2.0 TF' 상견례 자리를 갖고 각 업권과 마이데이터 사업을 활성화·고도화하기 위한 논의에 나선다. 이날 회의에는 △하나금융지주 △웰컴저축은행 △신한카드 △네이버파이낸셜 △핀다 등 각 업권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금융협회가 참석할 예정이다. 각 업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회사들의 대표이사 뿐 아니라 부장급 이하 실무진이 참여해 의견을 낼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마이데이터 사업이 고객 입장에서 와닿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금융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게 (사업과 서비스)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보다 만족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신용정보협회에 따르면 현재 마이데이터(본신용정보관리업) 본 허가를 받은 금융·비금융 회사는 69곳이다. 2022년 1월 마이데이터 사업을 본격 시행한 후 2022년 1·4분기 누적 가입자 수(중복 포함) 2487만명에서 지난해 1·4분기 7680만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3·4분기 9781만명에서 현재 누적 가입자는 중복 포함 1억명을 넘어섰다.
은행에서는 여러 금융회사 계좌를 한 곳에 모아 보여주고, 개인의 소비·투자·저축 흐름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를 토대로 개인에게 맞춤형 자산관리 상품을 추천해주는 식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카드사, 증권사, 핀테크, 신용정보사(CB) 뿐 아니라 통신사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고객의 체감 만족도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 마이데이터 사업 2년을 맞아 '고객의 효용'을 높이는 쪽으로 재점검하고 활성화하는 게 TF 취지다.
■데이터에 사활 거는 금융사들, 사업 박차..정보전송 과금 이슈도
실제 각 업계에서도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해 추진하는 방향도, 바라는 제도개선 방안도 다르다. 여신전문업계에서는 △고객 정보수집을 위한 인증서 유효기간 연장 △마이데이터 겸영·부수업무 인허가 및 신고 조치 간소화 등을 희망하고 있다.
핀테크업계에서는 정보 제공 수수료가 부담된다는 입장이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핀테크 업체에서는 과금 규모에 따라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수익을 못 내게 될 수 있다"라며 "업황이 침체되는 분위기에서 비용 부담이 누적되면 중소업체는 생존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기존 업권이나 빅테크 위주로 돌아가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2.0 TF에서도 최근 업권 간 이해관계가 얽힌 정보전송 과금기준과 산정절차가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정보를 정기적으로 전송하기 위해 필요한 적정원가를 보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보전송 비용이 결정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마이데이터사업자 부담 비용을 일부 감액할 수 있게 감독규정을 개정했다.
금융업계에서도 '데이터 활용이 미래 먹거리'라고 보고 마이데이터 사업 범위를 늘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를 '마이데이터 플랫폼 도약' 원년으로 삼고 ‘데이터분석 모델 고도화’ 등을 통해 My현금흐름 서비스 미래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킬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부동산, 차량 관리 서비스를 강화해 종합 자산관리를 지원하고 시니어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은퇴 시뮬레이션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와 하나원큐 간 연계를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지출관리 고도화 등을 통해 고객 관심이 높은 상품(여행·환전·보험)들을 매칭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신용관리 서비스, 학자금대출 관리 등을 올해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카드와 핀테크 업체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카드에서는 △자산 및 소비패턴 분석 기반 생활 밀착형 서비스 제공 △컨설팅을 통한 금융 상품 추천과 중개에 초점을 두고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페이에서는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내 보험 리포트(보험 큐레이션) △개인맞춤형 금융일정 서비스 △배당금 분석 △신용점수 올리기 △병원비 청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핀다는 이용자의 행동분석 데이터까지 분석해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 추천에 주력할 예정이다. 대출상품을 보여줄 때 낮은 금리나 대출 한도 순이 아니라 이용자 행동분석 데이터에 맞게 순서를 구성하는 것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