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경영철학 필독서
"인간이 자연과 사회에 태생적으로 존재하는 차이에 의도적으로 위계를 부여하는 순간 차이가 차별을 낳고, 불공정과 불합리함이 발생하고, 폭력과 학대로 이어질 위험성이 생겨난다. 위계는 우와 열을 정하고 그에 따라 줄 세우기를 하는 것이다."('인디아더존스' 본문 중에서)
최근 티앤씨재단(대표 김희영)이 다양성을 주제로 한 책 '인디아더존스(In the other zones): 우리는 왜 차이를 차별하는가'를 출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업의 생존 조건으로 '조직·기업 문화의 다양성'을 강조한 면이 이 책과 부합하면서 기업인들의 필독서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티앤씨재단이 지난 2020년부터 시작한 'APoV(Another Point of View) 콘퍼런스'에서 나온 내용을 엮었다. 그간 APoV 콘퍼런스에는 염운옥(사회학), 조영태(인구학), 장대익(진화학), 민영(미디어학), 김학철(종교학), 이수정(범죄심리학) 등의 석학이 참여했다.
이 책의 제목인 '인디아더존스'는 화합과 융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도 여전히 인종·국적 등을 구분지어 소수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냉혹한 현실이 벌어지는 현장을 의미한다.
특히, '다양성이 개인과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가장 확실한 열쇠'라고 주장하는 이 책은 차별의 실체와 그 교묘한 작동 원리, 다양성이 해결의 실마리라는 내용을 포함했다.
1장에서는 인종차별, 2장에서는 인구 절벽과 글로벌 인재 관점에서 보는 인력 다양성, 3장은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집단 지성의 힘과 다양성을 늘릴 방안을 제시했다.
또 4장에서는 미디어 관점에서 보는 차별, 5장에서는 인류가 왜 혐오를 하게 됐는지 종교적 관점에서 접근했고, 끝으로 우리 사회의 생존 필수 조건으로 다양성을 언급하며 산업 경쟁력 발전 방안과 교육 등의 실천 방법을 제시했다. 즉, 기업도 다양성을 배제한 채 한쪽으로 국한된 인재상을 추구할 경우 새로운 비즈니스를 제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들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체계가 주목받으면서 기업의 다양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은 지적한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간 신년사 등에서 다양성에 기반한 기업 문화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조직은 생산효율이 20~30%가량 높다"며 "신임 임원 스스로가 변화해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사람인 장대익 가천대 석좌교수도 책을 통해 "다양성이 글로벌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새로운 전략이 되고 있다"며 "과학기술 혁신의 추진력으로 작용하는가 하면 성숙한 민주주의의 지표로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전했다.
또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는 "인디아더존스 컨퍼런스를 통해 우리 시대에 강하게 요구되고 있는 다양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며 "이번 컨퍼런스와 책을 통해 뿌리 깊은 차별과 혐오를 해소하고 융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티엔씨재단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학·교육 사업 등을 벌이는 공익재단으로 최 회장이 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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