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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리더에게 듣는다②]"1년은 버텨도 2년은 못 버틴다..부실 투자기회"(종합)

강구귀 기자,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9 18:22

수정 2024.01.0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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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
밸류에이션 갭 줄 것..기다리면 매물 소화 안된다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

[파이낸셜뉴스] "1년은 버텼지만 2년은 아니다"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가 2024년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예상하는 '밸류에이션 갭(가치 차이)' 축소의 배경이다. 2024년도 시장의 요구 대비 유동성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 가격을 낮춘 매물들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후 매도자와 원매자간 인정하는 기업가치(EV)는 괴리가 컸다. 매도자는 코로나19때 풍부한 유동성으로 올라간 밸류에이션이 기준점이 됐고, 원매자는 고금리 지속과 나빠진 경제상황이 가격 인하의 근거가 됐다.

■부실자산이 늘어난다
김 대표는 9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2023년은 유동성의 공급과 금리 상승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는 전제하에 원매자들이 주장한 가격이 있었다.
하지만 50% 이상이 그 가격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물론 딜(거래) 자체가 안됐다"며 "2024년 시장에 나올 매물은 늘어나는데 이를 소화할 유동성 자체는 2023년과 비슷하거나 적다. 손실을 극도로 꺼려하는 사모펀드(PEF) 조차도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 매각하는 세컨더리(구주유통)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시장의 부담은 이미 산적해있다. 코로나19 대출 유예, 본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통한 자금 조달 전 부지 매입 및 경비 조달 목적으로 통상 사용되는 브릿지론(단기차입금) 이자 유예들이 더 이상 어렵다. 부실자산(Distressed Asset)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그는 "자산의 본질가치와 시장가치간 'Dislocation(탈구, 혼란, 왜곡)'이 증가할 것이다. 다만 기존의 질서가 일시적으로 깨어져 있는 만큼, 성장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여유자산을 매각하고, 유동비율을 확대해 부채비율을 축소하는 노력(밸류에이션 조정)이 기업에 필요하다. 기업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위기 시절에 나타날 투자기회(급매물)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보는 2024년은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급한 매각 포지션을 취해야할 기업들의 증대다. 하지만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고집해 시장 정상화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매물 소화는 안될 것으로 봤다.

그는 "전략적투자자(SI)가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미리 프라이빗딜(비공식 매각 거래)에 착수해야 한다. 유동성 때문에 등 떠밀려서 딜을 하면 예상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며 "협력모델 구축도 검토해야 한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고, 대한통운과 네이버(NAVER)가 협력을 추진하듯이 서로 다른 자원을 가진 기업들간의 합종연횡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트온 M&A(유사 업체와의 인수합병으로 시너지를 내는 것)도 기회다. 내부 기반 산업의 경우 저성장의 어려움을 볼트온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시장 점유율 확대 차원도 있지만,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공통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해법이다.

'역발상의 아이디어'도 필요하다고 봤다. 단순히 밸류에이션을 내리는 것이 아닌 원매자에게 줄 수 있는 비가격적 요소가 중요해진다고 봤다. 원매자가 가진 다른 자산을 다시 사주거나, 가지고 있는 인적자원을 공유, 비어있던 공간(부동산)을 무상제공 등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인수금융 금리는 기존 7~10%에서 조금 낮아질 것으로 봤다. 미국 금리가 낮아짐에 따라서다. 2024년에는 딜을 그동안 많이 하지 못한 인수금융사들은 물론, 크레딧펀드들이 M&A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중소형 상장사 M&A는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으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20~30%대 지분율을 가지고 대주주가 회사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주가와 본질가치간 괴리가 있는 곳이 대상이다. 다만 가업승계, 좋은 가격을 이유로 행동주의펀드에 매각을 원하는 중소형 상장사 대주주도 꽤 있다고 언급했다.

회생딜도 2024년의 포인트다. 제조업 등 한계산업이 회생하던 경향에서 벗어나 최근 플랫폼 기업들의 회생이 늘고 있어서다.

그는 "시장에 유동성 부족으로 스타트업들은 시리즈 A→B, B→C 등 다음 단계 펀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생 관련 조사위원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회생딜은 2024년 M&A 시장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딜이 되는 것이 중요한 시대..'협업'이 해법"
그는 "딜이 되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아젠다를 받았을 때 빨리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원매자에게 도움이 된다"며 "약 660명 규모인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은 '협업'으로 해법을 찾았다. 올해 클로징된 딜의 20% 정도는 아이디어를 공유해 찾은 케이스"라고 밝혔다.

실제로 글로벌세아 그룹 계열사인 태림페이퍼가 전주페이퍼 및 전주원파워를 인수하는 거래에서도 삼정KPMG은 매각측 자문였다. 다른 본부에서 인수자인 글로벌세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주면서 오랜 미매각 자산에 대한 매각이 속도를 내게 됐다.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은 김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하병제 부대표(M&A), 양진혁 전무(구조조정), 김진만 부대표(크로스보더 실사), 김광석 부대표(중공업, 에너지 M&A), 원정준 전무(중견기업 M&A), 김효진 부대표(인프라), 손호승 부대표(가치평가), 김진원 부대표(PE 실사), 박영걸 전무(프라이빗 M&A), 진형석 전무(부동산)가 본부장을 맡고 있다.
하병제 M&A센터장 등 가상 TF(태스크포스)도 운영 중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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