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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보다 한 수 위" 친환경 양수발전소로 지역경제 살린다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9 17:50

수정 2024.01.10 08:36

산업부 10·11차 전력기본계획 포함
발전소 건립지원금 수백억원 규모
지역민 130명 일자리 창출 효과도
한수원·중부발전 우선사업자 선정
예타 통과땐 2035년 3월 준공예정
합천군민들이 지난 12월 25일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뉴시스
합천군민들이 지난 12월 25일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뉴시스
"ESS보다 한 수 위" 친환경 양수발전소로 지역경제 살린다
양수발전소가 저탄소 시대와 지방소멸 위기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양수발전소는 태양광, 원자력 등 다른 전원의 잉여전력을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소멸 위기에 몰린 지방에서는 지원금,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를 불러드린다는 점에서 기피시설에서 선호시설로 거듭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친환경·잉여 전력 저장시설로 주목

9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전기는 수요에 맞춰서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우리라나의 경우 원자력, 석탄화력 발전이 기저발전 역할을 한다.
기저발전은 정비 기간외에는 하루 24시간 계속 발전기를 가동한다. 전력수요가 기저발전량을 초과하면 그에 따라 중유나 천연가스 등 생산단가가 비싼 발전소를 순차적으로 운용하게 된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전력수요가 적은 시점에서 전기를 저장했다가, 높아지면 송출하는 '전력 저장'이 중요한 상황이다. 전기를 저장하는 방식으로는 대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가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기술적 완성도가 높지 않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또 다른 전력 저장 방식인 양수발전소가 주목 받고 있는 상황이다. 양수 발전소는 높이 차이가 나는 두 개의 저수지를 두고, 전력이 남을 때에는 아래쪽 저수지에서 위쪽 저수지로 물을 퍼올릴 수 있다. 퍼올린 물은 전력이 필요할 때 발전에 사용된다. 다른 전원과 비교해도 이산화탄소 발생이 적은 최고 에너지 저장 설비로 꼽힌다.

이에 산업부는 10차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양수발전소를 포함했고, 지난해 12월 28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합천), 한국중부발전(구례)을 우선사업자로 선정했다. 적격기준을 통과한 한수원(영양), 중부발전(봉화), 동서발전(곡성), 남동발전(금산)도 예비사업자로 선정했다.

우선사업자와 예비사업자는 모두 공공기관운영법에 규정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받게 된다. 예타를 통과한 각각의 사업 중 10차 전기본에 따른 물량으로 확정된 우선사업자는 오는 2035년 3월 내 준공을 목표로 건설에 착수한다.

예비사업자 물량에 대해서는 공기업 보유 석탄의 양수 대체 등을 통해 11차 전기본에 반영, 2035~2038년에 순차 준공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또 우선사업자 중 예타 탈락 사업자가 있을 시 예비사업자의 순위대로 우선사업자의 지위를 승계할 예정이다.

■지자체 기피시설에서 선호시설 전환

통상 발전소는 세울 때마다 주민 반대·환경 문제 등을 앞세운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에 부딪혀 좌절되는 경우가 많다. 원주민은 이주해야 하고, 발전소 건설 과정에 환경파괴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수발전소는 상황이 다르다. 양수발전소 선정과정에서 지자체들은 유치전에 사활을 걸었다.

양수발전소를 유치하는 지역에는 50년간 수백억원이 지원된다. 발전소 건립에는 최소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된다. 양수발전소를 유치할 경우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별지원사업비, 기본지원사업비, 사업자지원사업비 등 수백억원의 지역발전 지원금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해마다 12억 원의 재산세, 지방소득세 등 장기적인 세수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양수발전소 건설로 지역민 130여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도 기대한다. 발전소와 연계한 관광지 개발로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전남 무주군에 설치·운영 중인 양수발전소에는 연간 홍보관 15만명, 와인굴 20만명, 상부 저수지에 2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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