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반성문에 '감형' 적은 피고인 처음 봐"
조선 "누군가 날 해칠 것 같다는 생각 들어 범행"
수사기관서 진술한 범행동기 부인하기도
조선 "누군가 날 해칠 것 같다는 생각 들어 범행"
수사기관서 진술한 범행동기 부인하기도
[파이낸셜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난동을 벌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선(33)에게 검찰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조승우·방윤섭·김현순 부장판사) 심리로 결심공판에서 살인 등 혐의를 받는 조선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판례에 의하면 현행 법제상 사형제도가 존치돼있는 이상 법정 최고형으로 사형이 규정돼있는 범죄에 대해 최고형으로 처벌함에 마땅하다고 판단되는 사건에서는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법관의 책무"라며 이같이 재판부의 판단을 요구했다.
검찰은 조선의 반성문 문구를 지적하기도 했다. 검찰은 "조선은 반성문에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감형해 주세요','감형 한 번만 도와주세요'라고 적었다"며 "반성문에 감형해달라는 문구를 직접 적은 피고인은 검사 생활 중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생명권은 인간의 기본권이며 하루하루를 사는 인간의 가장 큰 가치"라며 "불특정 다수 살해한 피고인을 중하게 처벌할 요소는 차고 넘친다"며 구형 배경을 밝혔다. 구형 낭독 과정에서 검사는 이번 사건 피해자 주변인들의 탄원 내용을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조선은 신문과정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누군가 나를 해칠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답했다. "대낮에 일면식 없는 사람을 상대로 식칼을 휘둘러 남성 4명을 공격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검찰의 질문에 "주변 사람들이 나를 공격할 것 같다는 생각 들었다"며 "날 이렇게 만든 사람들이 피해자분들일 거라고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이 수사기관에서 조선이 범행 동기와 관련해 '열등감과 사회에 대한 분노 폭발해 행복해 보이는 사람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진술의 진위에 대해서 묻자 조선은 "그것은 아니다"라며 "내 컴퓨터를 해킹하고 메시지 보내고 이랬던 분들 때문에 무서워서 제대로 얘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선은 범행 관련된 질문 전반에 대해 '누군가가 컴퓨터를 해킹하는 등 자신을 감시하고, 지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조선은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분들께 사죄하고 싶다"며 "아무 이유 없이 고통을 줬고 돌아가신 분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조선은 지난해 7월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당일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 택시를 무임승차하는 등 절도와 사기 혐의도 받는다.
이에 앞서 2022년 12월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지칭해 '게이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모욕 혐의도 적용됐다.
조선의 1심 선고는 오는 2월 14일 열린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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