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사법방해 등 6건...법정 최고 벌금 40억 판결
[파이낸셜뉴스] 세계적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가 자사에 비판적인 뉴스를 발행한 블로거를 지속해서 괴롭힌 혐의로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됐다. 이베이 관계자들은 2019년 피해자들에게 살아 있는 바퀴벌레, 조화 등을 보냈다.
매사추세츠 지방검찰청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스토킹 등 6건의 혐의로 기소된 이베이가 기소 유예에 합의하고 법정 최고 벌금인 300만달러(약 39억5000만원)를 납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짐 바우 전 이베이 안전·보안 담당 임원 등 이베이 보안팀 임직원 6명은 2019년 8월 이베이 관련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데이비드 스타이너 부부가 자사에 부정적인 내용을 썼다는 이유로 이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들 부부는 평소 이베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으며, 당시 이베이와 아마존 간의 소송 관련 기사를 올려 괴롭힘의 표적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스타이너 부부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낸 것을 비롯해 배우자의 죽음에서 살아남는 법에 관한 책, 장례식 조화 등을 보냈다. 또 피 묻은 돼지 가면과 살아있는 거미·바퀴벌레, 피 묻은 돼지가면 등을 넣은 소포를 익명으로 보내 부부를 위협했다.
이밖에 광고 웹사이트에 이들의 집에서 성적인 만남을 갖자고 사람들을 초대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피해자들을 협박하는 엑스(X·옛 트위터)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피해자 차량에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 장치를 설치할 목적으로 찾아가기도 했다.
이후 피해자들이 자기들을 감시하는 팀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당국의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2020년 해당 범죄에 연루된 이베이 임직원 6명을 기소했고, 이들은 2022년 재판에서 징역 2∼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스토킹을 실행에 옮겨 처벌받은 건 직원들이지만, 임원들도 이 사건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CEO, CCO, 이베이 글로벌 운영 담당 수석 부사장 등 3명의 전직 임원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NYT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임원들은 피해자를 언급하며 “우리는 너무 친절하다, 그녀는 부숴 버려야(crush) 한다”거나 “그녀를 쓰러뜨릴 생각이라면 바로 지금” “불태워 버려야 하는 편향된 트롤” 등의 문자를 주고받았다.
다만 연루된 전직 임원들은 스토킹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아 형사 기소되지는 않았다.
제이미 이아논 이베이 CEO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2019년 회사의 행동은 잘못됐고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피해자 가족이 겪은 고통에 대해 깊은 사과를 전한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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