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北열차, 전력난으로 전복..400명 이상 사망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7 10:48

수정 2024.01.17 10:48

평양~검덕 달리던 열차 전기부족으로 전복
산 아래로 굴러떨어져 '최악의 인명 사고'
지난달 25일에 발생했지만 뒤늦게 알려져
지난달 26일 여객열차가 전복해 4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함경남도 단천 일대. (출처=RFA) 2024.1.17.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지난달 26일 여객열차가 전복해 4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함경남도 단천 일대. (출처=RFA) 2024.1.17.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평양에서 출발해 함경남도 검덕(금골)로 향하던 여객열차가 전기부족으로 전복되면서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평양을 출발한 열차는 함경남도 단천역을 지난 뒤 해발 700m에 이르는 높은 고개를 넘으려고 시도하다가 결국 넘지 못하고 밀리면서 전복됐다.

평양에서 금골까지 정시 운행시간은 13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소식통은 RFA에 "단천역 주변에 당일(26일) 폭설이 내렸다"면서 "급경사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열차 속도가 느려지더니 리파역으로 올라가는 철로에 올라서자마자 약한 전압 탓에 헛바퀴가 돌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후 열차 전체가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기관사가 제동을 시도했지만 밀려 내려가는 열차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열차가 탈선했다"며 "열차 뒷부분 객차들이 산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동암역을 향해 가던 도중 연이어 열차가 탈선해 골짜기로 굴러떨어졌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기관차 바로 뒤에 연결된 2량의 상급열차는 탈선되지 않고 기관차와 함께 단천역까지 밀려 내려와 멈추면서 상급열차에 탄 간부들은 살았고, 나머지 7개의 열차에 탔던 주민들은 대부분 사망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여객 열차는 일반적으로 9~11량 연결해 운행한다. 앞쪽 1-2량은 간부 전용 상급열차이며 이어 수화물 차량 1량, 일반승객용 7량이 연결된다.

소식통은 "이번 사고로 뒤에 연결된 일반여객 차량 7량이 모두 추락해 승객들 대부분이 사망했다"며 "열차 1량의 정원이 60명으로 사망자수가 40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평양-금골행 열차는 대흥에서 생산되는 왕감자나 검덕에서 나오는 연과 아연 등 금속을 내륙으로 나르는 장사꾼들이 많이 이용해 항상 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함경남도 사회안전부와 교도대 인원들 중심으로 전복사고 수습과 시신 처리 전담반이 만들어졌다"면서 "열차가 전복된 단천 일대에서 구출된 중상자들이 단천시 병원에 옮겨졌으나 항생제를 비롯한 해열제 부족으로 치료받지 못해 대부분 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해당 사고 사실이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열차가 전복된 단천일대를 비상구역으로 선포하고 주민 여론 통제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