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LH 공동주택용지 연체 대금 1조5000억원 넘었다…“정부 대책 마련돼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3 14:19

수정 2024.01.23 14:19

[파이낸셜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각한 공동주택용지의 분양대금 연체금액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LH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건설사의 공동주택용지 분양대금 연체규모는 전체 45개 필지, 약 1조5190억원에 이른다.

LH 공동주택용지 연체대금은 지난해 7월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반년 만에 또다시 연체 규모가 5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LH 공동주택용지 연체금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2022년 말 7492억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규모다.


공동주택용지 대금 연체가 급증한 것은 지난해 고금리 여파로 분양 경기가 악화된 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건설사들의 금융권 자금조달이 힘들어지면서 신규 사업 추진을 중단한 곳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택지별로는 파주 운정지구의 경우 연체규모가 7개 필지, 약 5439억원에 달한다. 전체 연체금액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로 남북관계 경색 등에 따라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단일 택지지구에서 최대 규모의 연체가 발생했다. 인기 택지인 성남 복정1지구의 2개 필지도 2962억원이 미납되는 등 수도권 주요 택지에서도 줄줄이 대규모 연체가 발생했다.

연체 규모가 커지면서 공동주택용지 신규 판매도 부진하다. 지난해 신규로 분양에 들어간 공동주택 63개 필지 중 13개 필지가 팔리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미매각 용지는 총 32개 필지로 늘었고 미매각 대금도 총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해 LH와 건설사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공공택지 전매를 허용했지만 아직까지 전매 실적은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택지 연체 규모가 커지고 미매각 토지가 늘면서 LH의 공적업무 추진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기존 LH의 핵심 업무 외에도 일시적 유동성을 겪는 건설사의 사업부지를 LH가 매입해 직접 시행 또는 매각하도록 하는 등 LH의 공적기능을 대폭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LH가 공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공사채 발행이 필요해 부채비율 증가 등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LH가 공적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학교수는 "LH가 부실사업장을 직접 인수할 게 아니라 금융위기 때처럼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와 연계해 LH가 미분양 매입확약만 해줘도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현재는 그때보다 더 어려운 책임을 LH에 지운 것"이라고 말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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