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사진'에 선생 합성한 초6학생들
수업 중에는 교사 등 뒤에서 '손가락 욕'
수업 중에는 교사 등 뒤에서 '손가락 욕'
[파이낸셜뉴스] 담임 교사의 얼굴을 다른 여성 노출 사진에 합성해 SNS에 공유한 학생들이 되레 ‘아동학대’라며 교사를 경찰에 신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남 김해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A씨는 지난해 말 반 학생들 중 일부가 자신의 얼굴을 노출한 여성의 사진에 합성해 학생들에게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존엄성 침해' 교권보호위 신청한 선생님
A씨는 “저희 반 학생들이 제 사진을 비키니 입은 여자 사진에다 합성해서 (다른) 학생들이 제보를 했다고 하더라. 성적 수치심도 많이 느꼈다. 그래서 제 사진을 이렇게 만든 학생들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학교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신청했지만 학생들의 사과에 용서했다.
하지만 A씨는 얼마 후 자신이 수업시간에 판서를 하기 위해 칠판으로 등을 돌리면 일부 학생이 수시로 이른바 ‘손가락 욕’을 해왔다는 사실도 알게 돼 이달 초 다시 교보위를 신청했다.
A씨는 “넘어가자는 마음도 있었는데 (추가 사실을 알게 되니) 저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느꼈다”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에어컨 안틀어주고 짜증나는 말투" 학부모들이 아동학대 신고
그런데 교보위를 신청하고 며칠 뒤 이 교사는 경찰로부터 아동학대로 신고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일부 학부모들이 “A씨가 여름에 에어컨을 제대로 틀어주지 않고 힘든 체력단련을 시키고 짜증스러운 말투로 학생들을 대해 ‘정서적 학대’를 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초등교사노조는 이 같은 아동학대 신고가 명백한 보복성 신고라고 보고 있다. 노조는 학교와 교육청에 아동 학대 신고에 적극 대응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A씨를 신고한 학부모들은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으며, 학교 측도 학부모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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