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지금이라도 사령관으로서 명예로운 선택을 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단장은 1일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전 용산 국방부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취재진들에 이같이 전했다.
앞서 고 채 상병은 지난해 7월19일 오전 9시3분께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폭우 실종자를 수색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같은 날 오후 11시10분께 실종 지점에서 5.8km 떨어진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소방당국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사건을 조사하던 박 전 수사단장은 조사 결과를 민간으로 이첩하는 과정에서 항명 혐의로 보직 해임됐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했던 발언 중 일부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상관명예훼손 혐의까지 더해졌다.
국방부검찰단은 지난해 10월 기록 이첩 보류 중단 명령에 대한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박 전 단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이첩 보류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김 사령관은 이를 지시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김 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현직 해병대 사령관이 군사법원 공판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단장은 "사건 이후로는 (사령관과) 일절 접촉한 적이 없다"며 두 사람이 대면하는 것은 지난해 8월2일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 전 단장은 "돌이켜보면 저를 둘러싼 모든 일들이 고 채수근 상병의 시신 앞에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어 "채수근 상병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이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야 한다. 과연 떳떳하고 양심에 거리낌이 없는지 물어야 한다"면서 "올해는 모든 일들이 올바르게 정의되는 사필귀정의 해가 되도록 국민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박 전 단장의 출석길에는 약 20명의 해병대 전우회 회원이 동참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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