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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엘시티 부실수사 비방' 전직 기자 상대 손배소 2심 패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1 15:27

수정 2024.02.01 15:27

1심 원고 일부 승소→2심 원고 패소…"언론으로서 의혹 제기 가능"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검사장 재직 당시 '엘시티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한 전직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2심에서 패소했다. 1심은 일부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2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2부(김동현·이상아·송영환 부장판사)는 1일 한 위원장이 전직 기자 장모 전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엘시티 사건은 지난 2017년 수사 결과 발표 후에도 부실수사 등 의혹 제기가 계속됐던 공적 관심사"라며 "피고인의 당시 게시글과 발언은 원고가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등을 지내는 동안 엘시티에 대해 수사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아 그 이유가 궁금하다는 취지"라고 봤다.

그러면서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과 반부패강력부의 경우 관할이 전체에 걸쳐 있는 등 외관상으로는 원고에게 엘시티 사건에 대한 일정한 권한처럼 비치는 측면이 있다"며 "언론으로서는 추상적 권한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주요 수사기관의 고위공직자가 직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가 엘시티 사건 수사에 있어 구체적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지 않은 상황에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억울함을 느낄 수는 있다"면서도 "공직자인 원고는 대법원 판례 취지에 따라 이러한 비판을 해명과 재반박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손해배상 소송으로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제한하려고 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장 전 기자는 지난 2021년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렇게 수사를 잘한다는 한동훈이 해운대 엘시티 수사를 왜 그 모양으로 했대? 초반에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해야 한다는 윤석열은 왜 엘시티에선 아무것도 안 했대"라는 글을 올리고, 유튜브에서도 이같이 발언한 바 있다.

이에 한 위원장(당시 검사장) 측은 "기자의 주장과 달리 한 검사장은 해운대 엘시티 수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당시 대구 및 대전고검 근무 중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전 검찰총장)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1심의 경우 일부 행위에 대해 명예훼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장 전 기자가 한 위원장이 청구한 1억원 중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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