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감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비주력 부문에 대한 인력을 줄이고 인공지능(AI)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글로벌 테크 기업 종사자 3만명 이상 해고
11일 기술 분야 감원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미국 테크 기업에서 약 3만4000여명 이상이 해고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인력을 꾸준히 줄이는 추세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엑스박스 게이밍 사업부 직원 약 1900명을 해고했고, 이달 들어 구글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 부문 직원 100명을 해고했다.
아마존은 각 사업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아마존은 2022년 말부터 지난해 중반까지 약 2만7000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했다. 이후에도 음성 인식 비서 기능인 알렉사 담당 부서와 음악사업부, 프라임비디오 및 스튜디오 사업부, 게임 생방송 스트리밍 자회사 트위치 등에서 각각 감원을 단행했다.
'AI가 앗아간 일자리 실제로 더 많다' 예견된 수순
이밖에도 다양한 산업 곳곳에서 감원이 진행되고 있다. AI 문법 검사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사 '그래머리'는 지난 7일(현지시간) 직원 23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수익성 있는 사업을 운영하면서 팀 구성원을 200명에서 1000명으로 늘렸다"면서도 "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고 AI 기술 투자를 심화하기 위해 조직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무 상태는 여전히 견고하고, (인력 감축은) 비용 절감 차원의 목적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감원 대상이 된 직원들에게는 회사는 최소 3개월분의 기본급을 제공하고 이력서 검토, 노트북 등 회사 장비 사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AI 도입에 맞춰 조직 개편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데다가 AI로 대체될 수 있는 일자리도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8일(현지시간) 미국 재취업 컨설팅업체의 집계를 인용해 지난해 5월 이후 미국에서 발표된 것만 4600명이 AI 관련 인력 조정의 일환으로 감원 됐다고 전했다. 기업에서 AI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기존 직원을 해고하거나 AI 기술 도입으로 더는 필요 없게 된 직원들을 다수 해고했다는 것이다. 컨설팅 업체 측은 해당 추산치는 실제로 줄어든 일자리의 극히 일부를 집계한 것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AI 도입이 보편화되면서 지난해부터 해외 IT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인원을 줄여오고 있던 상황이고 올해도 감원은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인건비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술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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